[강원 춘천 춘천농민한우] 직거래로 지역과 더불어 살다

저렴한 가격·높은 품질·농가소득 안정·지역사회 수익환원까지 못하는 게 없네

  • 입력 2017.07.02 11:28
  • 수정 2017.07.02 11:30
  • 기자명 홍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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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홍기원 기자]

전기환 춘천농민한우 상임대표는 “어려운 경기에도 가격인하를 할 수 있었던 이유는 한우농가와 소비자 사이의 직거래로 유통비용을 줄일 수 있었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강원도 춘천시 춘천농민한우유통영농조합법인(상임대표 전기환, 춘천농민한우)은 최근 쇠고기 값을 인하했다. 쇠고기 가격이 부담스러운 지역주민들에게 더 다가가고자 결단을 내린 것이다. 어려운 경기에도 가격인하를 할 수 있었던 건 한우농가와 소비자 사이의 직거래를 통해 유통비용을 줄일 수 있었기 때문이다.

춘천농민한우는 최근 등심·채끝 1등급(100g)을 8,000원에서 7,300원으로, 모듬·차돌박이 1등급(100g)은 7,500원에서 6,800원으로 가격을 내렸다. 소비자들에게 수익을 일정부문 돌려주겠다는 취지에서 이뤄진 가격인하다.

전기환 춘천농민한우 대표는 이같은 결정을 내릴 수 있었던 이유로 직거래를 꼽았다. 춘천농민한우는 춘천시내에 있는 자체 육가공공장에서 가공한 한우고기를 우두본점과 신북점을 거쳐 판매해 유통단계를 대폭 줄였다. 전 대표는 “소비자가격에서 유통비용은 20%대 수준이다”라며 “가까운 거리를 이동하기에 운송 감모율도 거의 없어 저렴한 가격에 판매할 수 있다”고 말했다.

춘천농민한우는 품질 면에서도 신뢰가 가는 장점을 갖추고 있다. 춘천농민한우에 가입한 생산농가 27곳의 90%가 무항생제 인증을 받았으며 HACCP 인증을 받은 회원농가도 적잖다. 전 대표는 “육량등급이 좋으면 가격을 더 주고 있으며 소값이 높아 도매시장 경락가가 우리 구입단가보다 높으면 그 차액의 50%를 지원하는 제도도 갖추고 있다”면서 “춘천농민한우는 6개월마다 소값을 결정해 안정적인 수급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춘천농민한우의 주인은 한우농가들이다. 농가들이 중심이여서 모든 식재료는 국내산만 쓰고 있다. 조합원 총회는 격월로 진행하며 모든 결정은 이사회에서 논의해 총회에서 추인을 받아야 한다. 생산뿐 아니라 경영도 농가들이 맡는 체계다. 그래서 총회가 열리면 사육뿐 아니라 매장 운영, 나아가 소값문제까지 열띤 토론이 진행된다고 한다.

춘천농민한우는 수익도 농가와 소비자, 지역에 거의 돌려주고 있다. 매월 지역아동센터 4곳을 후원하고 있으며 자활센터, 경로당, 농민회도 후원하고 있다. 전 대표는 “우리는 수익을 적립하지 않아 투자는 출자를 늘려서 한다. 지역환원에 1년에 3,000만원을 투입하는 것 같은데 지역에서 우리고기를 팔아주니 사업을 할 수 있는 것 아니냐”면서 환한 웃음을 지었다.

이어 전 대표는 “구성원의 공동체의식을 높여 참여를 더 이끌어야 하는데 전국의 영농조합이 같은 고민을 하고 있을 것이다. 경영이 어려운 면이 있지만 단순지원보다 지역 영농조합들이 모여 논의할 수 있는 협의체가 있으면 좋겠다”라고 바람을 보였다.

조합원 농가들의 만족도도 높은 편이다. 11년 전 귀농해 한우 200두를 사육하고 있는 이재황 조합원은 “한우농가로 자리잡는데 춘천농민한우가 큰 도움이 됐다”라며 “농협 계통출하와 비교해도 이익이 더 나는 것 같다. 또, 도축한 개체마다 농가가 직접 등급과 마블링 분포도 등을 파악할 수 있고 매년 농가별로 출하한 소의 중량과 육질 통계를 제공해 사양관리와 개량에도 좋은 영향을 준다”고 말했다.

장백호 춘천농민한우 이사는 “6개월마다 가격을 정하며 안정적인 경영을 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라며 “조합원으로 들어오려는 지역 농가들이 많다. 연간 취급물량이 300두 정도여서 희망농가들을 다 받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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