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도훈 괴산 흙사랑영농조합법인 대표

“후대에게 좋은 흙 물려주고파”

  • 입력 2017.06.30 13:33
  • 수정 2017.06.30 13:41
  • 기자명 장수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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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장수지 기자·사진 한승호 기자]

충북 괴산군 감물면에 위치한 흙사랑영농조합법인은 2002년 ‘흙사랑감물모임’을 결성, 친환경농업 확산운동을 시작했다. 이후 법인을 설립해 “흙을 가꾸며 지역과 함께 한다”는 신념으로 생태유기농업을 고수하고 있다.

지난달 27일 법인 가공시설 주변에서 만난 회원 농민 김용길(74), 유인석(73) 부부는 관행농법보다 몇 배의 노력이 더 필요한 유기농업을 지속하는 이유가 무엇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환한 미소와 함께 “후대에게 좋은 흙을 물려주기 위해서”라는 답을 내놓았다. 40년간 농사를 짓다 유기농법을 시작한지 어언 20년 째, 처음 유기농법을 시작할 때만 해도 제대로 수확한 작물이 하나 없을 정도로 힘들었다는 노부부. 후대에 좋은 땅을 물려주기 위해 힘들어도 유기농법을 포기할 수 없다며 부부는 지금도 12마리의 소를 키워 순환농법을 이어가고 있다. 법인 회원 모두가 유기농업을 지향하며 지역농업 실현을 꿈꾸는 흙사랑영농조합법인 이도훈 대표를 직접 만나 법인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흙사랑영농조합법인을 소개하자면

설립당시만 해도 12농가에 불과했지만 현재 47농가가 참여, 약 55ha의 면적에서 주잡곡과 양채류, 감자, 옥수수 등의 유기농산물을 생산하고 있다. 한살림과 흙살림, 두레생협 등 약 10개 업체에 납품하고 있으며 사회적 기업으로서 귀농·귀촌프로그램과 소비자 체험행사, 토종벼 손모내기행사 등 다양한 활동을 수행 중이다.

특히, 소비자 체험행사를 통해 유기농법을 소개하고 소비자에게 농업에 대한 이해를 제공한다. 대개 체험은 상품 판매에 우선을 두고 있지만 법인의 경우 유기농업에 대한 설득과 이해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

 

법인이 우선하는 가치는 무엇인지

우리 법인의 핵심은 감물이라는 지역과 지역의 농민이다. 감물이라는 지역을 어떻게 유기화시킬 것인지, 또 지역사회에 어떻게 공헌할 것인지를 우선적으로 생각한다. 때문에 법인은 유기농업을 근간으로 지역 농민들의 삶과 상호 협력해 지역사회에 어떻게 기여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을 항상 갖고 있다.

최근에는 지역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토종벼 손모내기 행사를 진행 중이다. 농업에 대한 이해와 농업에 종사하는 부모님을 당당히 받아들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함으로서 지속가능한 농촌사회를 만들 것이다.

 

2013년 사회적 기업 인증을 받았다. 어떤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지

귀농·귀촌프로그램으로 감물면의 귀농인들이 안정적으로 농사를 짓고 정착할 수 있게 법인의 인턴으로 채용, 공동농장에서 일을 배울 수 있게 한다. 그런 귀농인들이 현재는 법인의 회원이 돼 유기농산물을 재배하고 있다.

또 비료나 영농자재를 구입해 나오는 포대나 파레트 등을 재활용해 고물상이나 파레트 업체에 판매한다. 법인에서는 수익금을 적립해 지역사회나 도움이 필요한 곳을 살펴 적은 돈이라도 베풀 수 있는 훈련을 계속하고 있다. 지역아동센터나 노인복지센터에 현물로 제공하는 경우도 많은데 앞으로는 생산적인 차원의 도움을 제공하고자 노력할 계획이다.

 

앞으로의 계획이나 포부가 있다면

가공을 통한 다양한 상품 개발과 판매에 매진해 볼 생각이다. 현재 양배추즙과 냉동옥수수에 국한돼 있는 데 최근 트렌드인 소포장·간편식에 중점을 둔 유기농 식사대용품을 개발할 계획이다.

법인 내에서도 소규모 농가를 보호하기 위해 그동안 규모가 큰 농가는 작목배치 우선순위에서 밀려나 한 번에 7~8가지 작물을 재배하곤 했는데, 가공시설 설치 후 그런 고민이 많이 줄었다. 가공시설 규모도 확대 중에 있어 앞으로 회원들이 생산한 유기농산물을 이용해 다양한 가공품을 개발·판매할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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