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백낙진 금마농협 조합장

“교육이 사람을 바꾸고, 사람이 세상을 바꾼다”

  • 입력 2017.06.23 13:00
  • 수정 2017.06.23 13:02
  • 기자명 박경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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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박경철 기자]

사진 한승호 기자

“활동력이 엄청나다.”

백낙진 금마농협 조합장에 대한 한 직원의 설명이다. 지난 20일 금마농협에서 만난 백 조합장은 이날 아침 출근길에도 극심한 가뭄으로 모를 심지 못한 농가에 들렀다고 한다. 익산시 15개 읍면 중 물이 없어 모를 못 심은 농가가 있는 지역은 금마면밖에 없어서다.

금마면은 미륵산(430m)과 용화산(342m)을 끼고 있는데 산자락엔 계단식 천수답이 있어 하늘만 쳐다보는 농사를 짓는다는 게 백 조합장의 설명이다. 그는 “소형관정과 지하수에 의존해서 농사를 짓는데 벼뿐만 아니라 모든 작물에 영향을 끼칠 수 있을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라며 대형관정 등 행정적 대책의 시급성을 지적했다.

또한 금마농협 자체 해법도 모색하며 직원들을 독려했다고 한다. “직원들 스스로 가뭄 극복을 위해 금마농협 봉사대를 구성해 고추밭에 가서 고압 분무기로 물이라도 한 번 뿌릴 수 있는 간절함을 가져야 한다.”

백 조합장은 2013년부터 조합장에 당선된 2015년까지 익산시농민회 금마면지회장을 지냈다. 누구보다 농촌을 잘 알고 농민을 아끼는 심정이 남다를 수밖에 없었을 터. 그가 직원들에게 ‘절대친절’을 강조하는 이유도 그래서다. “자신의 입장보다는 모든 사업의 중심을 농민조합원에 둬야 한다.” 실제로 이날 금마농협이나 로컬푸드직매장에 방문한 동네 어르신을 살갑게 챙기는 그의 모습은 어색함이 없었다.

백 조합장은 금마농협의 변화를 위해 직원과 조합원 교육에 공을 들였다. ‘교육이 사람을 바꾸고, 사람이 세상을 변화시킨다’는 평소 소신 때문이다. “농협이 협동조합이라는 이름을 걸고 있는 만큼 직원엔 농민조합원과 현장을 사업의 중심에 둬야 한다고 강조한다면, 조합원엔 권한만 앞세우기 보단 책임과 의무까지 다할 것을 강조하고 있다.”

이심전심이었을까. 직원들이 불도저식 운영에 불만을 나타낼 법도 하지만 ‘농협다운 농협’에 대한 백 조합장의 철학에 공감대를 형성하며 변화에 탄력을 더하고 있다. 또한 농민들도 점차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한편, 백 조합장은 최근 농협중앙회가 개최한 열정농담에서 김병원 회장이 “농협에서도 수입농산물을 취급해야 한다”고 밝힌 점을 문제로 지적했다. “농협의 수입농산물 판매는 절대 안 된다. 이것마저 허용하면 과연 우리 농업이 가뜩이나 어려운데 어떻게 헤쳐 나갈 수 있겠나.” 백 조합장은 ‘농협’이 가진 본래 의미를 되짚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일선 현장의 작은 농협 지원의 필요성도 제기했다. “농협의 모든 사업이나 지원이 거대 지역농협에 집중된다. 일선의 작은 농협은 직원들 월급 주는 것도 벌벌 떨고 있는 상황이다. 큰 농협이 10~20억원 수익 내는 건 우습다. 작은 농협 지원을 우선하며 동반성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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