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성 농민들, 농협 수입과일 판매 맹성토

“주인 몰라보는 농협, 망하는 지름길”

  • 입력 2017.06.16 10:47
  • 수정 2017.06.16 10:49
  • 기자명 홍안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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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홍안나 기자]

안성시농민회와 카톨릭농민회 안성시협의회는 지난 14일 하나로마트에서 포도, 바나나, 체리, 레몬 등 수입과일을 판매하는 경기도 안성 양성농협을 규탄하기 위한 기자회견을 열었다.

김성곤 안성시농민회 양성면지회장은 “그동안 양성농협에 수입과일 판매 중단을 몇 차례 요구했으나 수입과일을 판매하지 않으면 매출이 떨어진다는 핑계를 앞세워 중단하지 않았다”며 “농협의 주인은 우리 농민이고, 농민이 잘살아야 농협도 잘 될 수 있다. 그런데 주인인 농민을 몰라보고 수익성을 운운하며 농민 죽이는 행위에 농협이 앞장서고 있다. 이는 결국 농협도 망하는 지름길과 마찬가지임을 양성농협은 깨닫길 바란다”고 성토했다.

최현주 카톨릭농민회 안성시협의회장 역시 “포도는 특히 안성의 과수농가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과일이다. 안성의 수많은 농민들이 생산하는 포도를 수입해 판다는 것은 결코 용납할 수 없는 행위”라며 “이미 다른 상점에서 판매하는 수입과일을 굳이 농협에서까지 판매해야하는가. 농민이 주인인 농협에서 절대로 해서는 안 될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참가자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양성농협이 소비자의 선택권이라는 이유를 들어 수입과일을 판매하는데, 이는 소비자들에게 농협에서도 구분 없이 수입농산물을 판매한다는 인식을 주는 것이고, 우리농산물 마저 수입농산물로 의심하는 결과를 가져오게 될 것”이라며 “이는 결국 우리 농수산물을 판매하기에 믿고 찾는 농협이라는 상징성과 브랜드 가치마저 떨어뜨려 농협에 대한 신뢰를 잃게 만드는 행위”라 경고했다. 또한 “수입농산물을 판매하던 농협들이 실제 총 판매량이 줄어드는 결과를 가져왔다”며 “지역농협이 우리 농산물을 죽이는 살농정책의 첨병이 되고 있음을 알아야 할 것”이라고 규탄했다. 더불어 “양성농협은 농협이 존재하는 근본적인 의미와 농협이 나아가야할 길 그리고 가치를 잊지 말고 농민들에게 도움이 되는 농민들의 협동조합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성 농민들은 이날 양성농협에서 판매하는 수입과일을 쌓은 뒤 짓밟는 상징의식으로 분노한 농심을 농협에 전달했다. 김종석 안성시농민회장은 “수입과일 판매는 지역의 시의원들을 통해 적극 항의할 것이다. 의원들과 면담을 추진하고 수입과일을 판매하는 농협에 대해서는 어떤 지원도 하지 못하도록 강력히 대응해 나갈 것”이라며 수입농산물 판매저지에 대한 의지를 밝혔다.

안성 농민들은 현재 수입과일을 판매하고 있는 안성의 5대 농협을 대상으로 순회 항의방문을 이어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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