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남은 정부의 GMO 유채 부실처리·축소은폐 우려

경운·폐기됐다는 12.1톤 GMO 유채 행방은 어디로
6~8주간 현장조사·폐기, 장기적인 모니터링·환경영향조사 예정

  • 입력 2017.06.16 10:37
  • 수정 2017.06.16 10:41
  • 기자명 강선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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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강선일 기자]

GMO반대전국행동(전국행동)이 농림축산식품부의 유전자변형작물(GMO) 유채오염의 부실처리·축소은폐 문제를 강력하게 규탄했다.

농식품부는 7일 GMO 혼입 의심 32.5톤의 유채 중 19톤은 소각·폐기했고, 12.1톤은 조사 당시 이미 폐기된 걸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폐기한 19톤 중 14.2톤은 소각하고, 4톤은 전국 56개소에 식재된 걸 확인해 경운·폐기했다고 했다. 나머지 유채에 대해선, 1톤은 GMO가 아니라고 했으며, 소규모로 거래된 나머지 464kg에 대해 거래처 정보를 파악해 조사 중이라고 했다.

 

전국행동은 9일 성명서를 통해 농식품부의 해당 발표를 조목조목 비판했다. 전국행동은 농식품부가 발표한 56개소의 ‘GMO 유채 식재장소’에 대해 “이 56개소는 유채가 재배된 곳의 숫자가 아니라 유채를 구입한 농민, 영농조합 등 주체의 숫자”라 밝혔다. 즉, 이 ‘주체’들이 어떤 식으로 GMO 유채 종자를 다른 곳으로 전달했는가에 따라, 실제 유채 재배 장소는 56곳보다 훨씬 많을 것이란 의미이다.

전국행동은 또한 “GMO로 오염된 것으로 의심되는 나머지 12.1톤에 대한 설명이 전혀 없다”고 했다. 농식품부는 이 12.1톤이 이미 경운·폐기됐다고 발표했지만, 구체적으로 그것을 언제, 어디서, 어떻게 처리했는지에 대한 내용이 없다는 뜻이다. 전국행동은 관련 정보들의 투명한 공개를 다시금 정부에 촉구했다.

 

사후처리에 대한 우려도 여전하다. GMO 유채 폐기 매뉴얼에 따르면, 우선 소각하거나 약제 처리해야 한다. 또는 파쇄할 경우 꽃피기 전이나 꽃핀 초기 열매를 맺지 않은 시기에 가능하다고 돼 있다. 매몰한다면 2m 깊이로 묻어야 한다. 그러나 정부는 지난달 15일 강원도 태백시에서 GMO 유채를 최초 발견한 후 경운을 통해 파쇄처리해 왔다. 시기적으로도 이미 4월 개화기를 지났기에, 씨앗을 맺은 유채종자가 그대로 땅에 뿌려지다시피 했다.

전국행동은 이 처리방식에 대해 “잘못된 파쇄경운작업은 결국 씨앗을 뿌리고 로터리치는 꼴이 됐다. 정부가 폐기한 방법은 농민들이 파종할 때 사용하는 방법과 동일하다”며 “유채종자는 과학적으로 15~20년 간 발아가 가능하다. 결국 유채씨앗이 재파종된 오염지에선 20년 간 계속 오염된 종자가 나올 수 밖에 없다. 결국 급하게 처리한 게 더 큰 사후관리비용을 발생토록 만든 것”이라 비판했다.

 

이 문제와 관련해, 전국행동 관계자들은 9일 오병석 국립종자원 원장을 비롯한 공무원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참가자들은 사후관리 계획으로 △단기적으로는 6~8주간 현장조사 및 폐기처리 실시 △장기적으론 2년 간 꾸준한 모니터링 및 환경영향조사 진행 등을 합의했다.

전국행동 측은 “키트 비 및 분석비용 등 다양한 비용이 발생할 것이기에 관련 예산의 책정도 중요하다”고 했다. 또한 “이번 GMO 유채 검출 건은 농식품부만의 사안이 아니다. 피해농민 보상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며, 유채종자가 조경 경관용 종자임을 감안할 때, 산업자원부와 국토교통부도 책임을 느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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