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동구, 친환경 도시농업의 샛별로

‘수확물 절반 기부’ 조건으로 텃밭 무상 제공
효율적 폐기물 활용·토종종자 보전 노력도 돋보여

  • 입력 2017.06.16 10:15
  • 수정 2017.06.16 10:37
  • 기자명 강선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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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강선일 기자]
친환경 도시농업에 관심 있다면 서울시 강동구(구청장 이해식)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2009년 구의회의 온갖 반발을 무릅쓰고 친환경 체험농장을 개장하고, 그 다음해부터 버려진 땅을 개간하며 텃밭들을 가꿔온 노력이 쌓여, 이제는 전국적으로도 으뜸가는 도시농업의 성지로 거듭난 곳이기 때문이다.

강동구는 2010년 전국 최초로 ‘친환경 도시농업 조례’를 제정한 이래, 정책적으로 지역 내 도시농업을 육성해 왔다. 이는 2012년 발효된 ‘도시농업육성법’의 제정에 직간접적으로 기여했다. 2017년 현재 강동구는 역내에 총 7,600구좌, 16만4,188㎡의 도시텃밭을 조성·운영 중이다. 텃밭은 암사동, 둔촌동, 상일동, 강일동 등지에 조성됐다.

 

단순히 농지 면적만 늘어난 게 아니다. 효율적인 자원 활용도 수반됐다. 2015년 강동구 상일동에 건립된 도시농업선순환센터는 버려진 낙엽과 음식물 쓰레기, 커피 찌꺼기 등을 재활용해 퇴비화시켜, 관내 농가 및 텃밭에 공급하는 ‘선순환형 도시농업’ 체계를 구축하는 데 기여했다. 특히 커피 찌꺼기는 서울시에서 하루에만 약 140톤이 쓰레기로 배출될 정도로 골칫거리인데, 이를 퇴비로 사용한 토양은 질소 함량이 높아 식물 생육을 촉진시키고, 해충 기피 효과가 높아 도시농업에 적합하다.

명일근린공원 내 토종농장에서 자라는 토종 보리(앞)와 앉은뱅이벼(뒤).

유전자변형작물(GMO)이 태반인 수입종자가 판치는 상황에서, 재래종자의 보전을 위해 구민들의 참여로 토종농장 및 토종씨앗도서관도 운영 중이다. 강동구 명일근린공원 내의 토종농장에선 올녹두, 각시팥, 선비잡이콩, 경기쇠불고추, 앉은뱅이밀 등 평소 이름도 듣기 어려웠던 각종 토종작물들이 심겨져 있었다. 토종씨앗도서관에선 150여 종의 토종씨앗을 보유 중이며, 도시농업에 관심 있는 시민들을 대상으로 씨앗 무료 대출 상환제를 실시 중이다.

강동구민들은 구청으로부터 각종 농업 관련 교육을 받을 수 있고, 경작을 원할 시 무상으로 텃밭을 받을 수 있다. 다만 ‘조건’이 있다. 강동구 도시농업기획팀 주영석 팀장은 “텃밭 수확물의 50%를 경작자가 취하고, 나머지 50%를 기부하는 걸 조건으로 텃밭을 무상 제공한다”고 말했다.

 

13일 명일근린공원 내 텃밭을 방문했을 때도 몇몇 주민들이 텃밭에서 작물을 가꾸는 중이었다. 관내 한 공동체 소속으로 텃밭에서 고추, 상추, 아욱 등을 재배한다는 한 주민은 “(텃밭 가꾸는 게)재밌다”며 “아침마다 운동하고 와서 물 주고 돌봐주고 수확하는 게 즐겁다. 기부를 통해 여럿이 좋은 농산물을 나누는 것도 보람 있고, 생산물을 그렇게 이웃과 나눠 먹어도 남는 농산물이 많다”고 말했다.

생산한 농산물은 강동구에서 운영하는 친환경농산물 직매장인 ‘싱싱드림’으로 넘어간다. 이곳에선 지역 친환경농산물 및 친환경약제, 허브 및 다육 등의 반려식물, 경기도 이천·양평 등 인근지역의 농산물들을 판매한다.

지난 13일 서울시 강동구 명일근린공원 내 텃밭에서 강동구민들이 작물을 재배하고 있다.

강동구는 앞으로도 친환경 도시농업의 발전을 위해 많은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주영석 팀장은 “현재 복합 도시농업 교육의 장으로서 ‘파믹스 센터’를 준비 중이다. 올해 12월에 준공할 예정으로, 도시농업 교육 및 텃밭 참여자들의 휴식과 공동체 활동도 복합적으로 이뤄지는 공간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강동구 자체의 급식지원센터도 내년 상반기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주 팀장은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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