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기갑, 그는 누구인가

  • 입력 2008.04.22 11:53
  • 기자명 최병근 기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강기갑 18대 국회의원 당선인
강기갑 의원은 1953년 사천에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 71년 사천농고를 졸업하고 공무원을 하라는 아버지의 권유를 반대하고 젖소, 과수 농사를 시작했다.

1976년 한국가톨릭농민회에 가입하면서 본격적인 농민운동을 시작한 그는 1987년부터 1991년까지 가톨릭농민회 경남연합회 회장을 맡게 된다.

특히 그는 1989년 전국농촌총각결혼대책위원회를 결성해 전국의 농촌총각을 조직해 남녀 120여 쌍의 인연을 맺게 해준다. ‘털보 강기갑’ 이란 별명은 이 대책위원회를 통해서 얻게 된다. 그는 “농촌총각의 첫 번째 결혼을 주선할 때까지 머리카락과 수염에 손을 대지 않겠다.”라고 비장한 결의를 다졌던 것이다.

각종 농민운동 선봉서 활약

이후 1996년 사천시농민회를 조직하고 회장직을 맡게 되어 이 지역 농민들을 이끌게 됐고 2000년 들어서는 전국농민회총연맹 부의장과 전농 경남도연맹 의장을 비롯해 전농 농가부채 대책위원장 등을 역임하면서 각종 농민운동의 선봉에 서게 된다.

또한 2001년 김대중 전 대통령이 경남도청을 방문해 도민 초청 오찬간담회를 열었을 때의 일화로 일약 스타덤에 오르기도 했다. 전농 경남도연맹 의장 자격으로 참석한 강 의원은 행사도중 갑자기 일어서서 “농사꾼으로서 대통령님께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라고 말해 그대로 경호원들에게 끌려 나간 적도 있다.

국회의원이 된 것도 정치적 야망과 거리가 먼 우연이다. 강 의원은 2004년 17대 총선후보 등록 3일을 앞두고 전농으로부터 농민 대표로서 민주노동당 후보로 출마하라는 제안을 받게 된다. 전농의 제안을 수락해 출마한 결과 민주노동당이 13%가 넘는 정당 지지율을 얻어 총 8명의 비례대표 의원을 당선시키면서 ‘농민 국회의원’으로 국회에 입성하게 된다.

국회의원으로 당선된 후에도 그는 농민이라는 하늘이 주신 직업을 버리지 않았다. 젖소 90마리를 키우고, 밤과 단감 농사를 짓고 있다. 의원직을 가지고서도 전농 부의장으로 활동했으며 2005년 WTO 회담이 열린 홍콩에서 원정 투쟁단과 함께하며 온몸으로 뛰는 모습을 보여 주었다.

이후 고향인 사천에서 지역구 의원으로 출마를 결심한 후 유권자들을 만나며 지지를 호소 했지만 18대 총선에서의 당선은 요원해 보였다. 하지만 그가 보여줬던 지난 4년간의 농민들을 향한 진정성이 지역 주민들의 마음을 움직였던 것일까? 한미FTA 국회비준을 반대해 두차레에 걸쳐 무기한 단식농성을 하는 등 농민의 이익과 관련된 사안에는 자산의 모든 것을 던지다시피 하는 열정과 헌신이 결국 큰 이변을 만들어냈다.

현역 농민이자 국회의원

그는 마침내 한나라당의 텃밭이라 일컬어지는 경남 사천시에서 상대후보인 한나라당 실세였던 이방호 사무총장을 176표라는 근소한 표차이로 누르고 당선됐다.

스스로와 아내도 말하듯 앞으로 18대 국회에서도 ‘고난의 행군’을 하겠지만, 강 의원이 지난 17대 국회에서 보여준 ‘고군분투’의 장면을 기억하는 사람들은 그가 또 다시 농민, 노동자, 서민들을 위해 힘찬 날개를 펼칠 것을 믿을 것이다.

 〈최병근 기자〉

저작권자 © 한국농정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