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춘식 진안 배넘실마을 마을만들기위원장

“북에 보낼 농촌지도자, 지금부터 육성해야”

  • 입력 2017.06.04 23:01
  • 수정 2017.07.03 10:21
  • 기자명 한우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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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한우준 기자]

전북 진안의 배넘실(금지)마을은 모르는 이 없는 마을공동체사업 모범 사례다. 그간 많은 언론들이 마을의 사업을 이끌고 있는 이춘식 마을만들기위원장(배넘실교회 담임목사)을 찾았지만 마을의 성과만 조명할 뿐 그가 진정 추구하는 바는 잘 비추지 못했다. 올해 해바라기 기름 ‘통일해바유’를 출시하는 이춘식 위원장을 마을에서 만나 그가 그동안 하지 못했던 이야기를 들어봤다. 

 

 

마을 이름을 내건 사업이 성공하려면.

 

농촌에서 성공하려면 배워야겠다는 생각으로 국내외 여러 농촌을 돌아다녔다. 잘 된 마을, 실패한 마을… 가장 영향을 많이 받았던 사례는 독일 농촌이다. 내가 방문했던 10년 전 그곳엔 이미 6차 산업화된 농업이 실재하고 있었다. 그리고 생산과 유통, 판매와 소비를 모두 소화할 수 있는 농촌이 그 중심에 있다.

놀이공원을 갈 때, 방문객은 돈만 준비해 가면 머무는 동안 필요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다. 농촌 역시 외지인을 끌어들이고 마을의 상품화를 성공하려면 모든 것을 갖춰야한다. 테마파크의 직원들이 부서로 나뉘어 전문 분야를 맡고 역량을 발휘하는 것처럼 마을의 구성원들도 각각의 맡은 바를 다하는 것이다.

경쟁력 있는 상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꼭 필요한 조건이다. 우리 마을은 이제 그 기반이 갖춰져 있다. 마을 주민들의 협조와 헌신으로 가능한 일이었다.

 

 

새 사업의 이름 ‘통일해바유’, 원대한 꿈이 담겼다고 들었다.

 

통일은 우리 세대가 가진 숙제며, 이를 풀지 못하고 남긴다면 후손에게 정말 미안하고 부끄러운 일이 될 것이다. 자식에게 짐을 남겨주고 싶은 부모는 없다.

얼마 전 우리 마을에서 유채꽃 축제를 성공적으로 마쳤는데, 나는 사업 전 군수님과 군민들 앞에서 가진 설명회에서 그 수익을 3등분으로 나눠 우리 마을, 진안의 농민, 그리고 통일을 위해 쓰고 싶다고 얘기했다.

사실 이 부분은 나를 믿고 따라 준 주민들에게도 아직 설득을 해야 하는 부분이다. 나는 이 성과가 도미노 현상을 일으켜 살아나는 농촌이 더 많아졌으면 한다. 그리고 나아가서는 이 힘으로 피폐한 북한의 농촌을 살려내고 싶다. 물론 그 일은 통일 이후에나 가능하겠지만, 지금부터 준비 작업을 하겠다는 말이다.

보는 사람에 따라 선동이라면 선동이랄 수 있겠다만, 더 높은 가치를 추구하는 의로운 선동이라 말하고 싶다. 그리고 나는 그런 사람들까지 포용하여 앞으로 나가고 싶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준비해야할까.

 

우선 탈북자들 중 뜻 있는 이들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 통일 이후 돌아가 자기 지역 발전에 목숨을 바칠 수 있는 사람들 말이다. 과거 분단 이전 남으로 넘어 온 실향민들의 심정에서 드러나듯 고향에 대한 그 애착은 우리가 아무리 통일을 생각한다 한들 따를 수 없다. 통일 후 북한을 일으키기 위해 큰 역할을 할 수 있는 사람들이다.

그것과 동시에 이뤄져야하는 건 통일 이후 북한의 마을을 재건할 남측 출신의 농촌지도자 육성이다. 북한 농촌은 현재 말그대로 처참한 상태다. 단순히 돈을 쏟아 붓는 것만으로는 살릴 수 없을 것이다. 내가 28년 전 이곳에 와서 마을을 살리기 위해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통일 이후 북한의 농업을 위해 헌신하고 같은 역할을 수행할 농촌지도자를 지금부터 육성해야한다. 그때 내가 늙어 가지 못할 수도 있으니 대신 보낼 이를 키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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