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농민들 “쌀부터 통일하자”

경기 여주·경북 상주 농민들, 통일쌀 모내기에 ‘구슬땀’

  • 입력 2017.06.01 22:36
  • 수정 2017.06.01 22:39
  • 기자명 홍안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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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홍안나 기자]

“남북관계 개선 지름길” … 대북 쌀 지원 재개 촉구

지난달 27일 여주시농민회가 운영하는 여주시 능서면 구양리의 ‘통일쌀 풍년농사 공동경작지’에서는 전국농민회총연맹 경기도연맹(의장 목창환) 주최로 ‘대북 쌀 지원 재개’를 촉구하는 기자회견’과 함께 ‘도농교류 풍년기원 통일기원 모내기 한마당’ 행사가 열렸다.

기자회견에서 남창현 전농 경기도연맹 부의장은 “이명박-박근혜 정권은 이전 정부가 꾸준히 해왔던 대북 쌀 지원을 중단시켰다. 연간 40만 톤 가까이 북에 차관형식으로 추진되던 쌀 지원이 전면 중단되고, 박근혜 정부가 밥쌀 수입까지 강행함으로써 쌀값이 폭락하는 쌀 대란이 발생하고 말았다”며 “남북 쌀 교류는 남북관계 개선 뿐 아니라 쌀값 안정에도 크게 기여한 남북 상생의 사업이었다. 대북 쌀 지원 재개와 밥쌀 수입 중단이야말로 박근혜 농업적폐 청산의 시작임을 새 정부가 새겨듣고 하루라도 빨리 남북 쌀 교류를 먼저 시작하길 바란다”고 대정부 요구안을 밝혔다.

행사를 주관한 여주시농민회의 이국순 회장 역시 “대북 쌀 지원이 끊어진 상황에서도 여주시농민회 회원들은 북녘 동포들에게 쌀이 보내지길 희망하는 마음을 단 한해도 버리지 않았고 매년 통일쌀을 재배해왔다. 정부는 농업을 포기해도 농민들은 남북 동포들 모두가 수입쌀이 아닌 우리 쌀로 지은 맛좋은 쌀밥을 푸짐히 먹는 통일된 날을 상상하며 쌀을 지키며 살고 있다”며 “이러한 농민들의 마음을 받아 6.15공동선언과 10.4선언 이행의 의지가 있는 새 정부가 쌀 지원을 시급히 재개하길 바란다. 그리하여 우리 경기도 농민과 도민들이 함께 정성스레 모를 내고 가꾸는 이 쌀이 꼭 북녘 동포들에게 보내지길 함께 희망하자”고 말했다.

행사에 참가하기 위해 안산에서 온 김부일 감골주민회 청소년 모임 교사는 “5년째 모내기 행사에 참가하고 있는데 이 쌀이 북으로 보내질 수도 있다고 생각하니 더욱 뜻 깊게 느껴진다. 주식인 쌀을 지키는 것은 주권의 한 축을 지키는 일이기에 도시에 살고 있는 사람들도 나서야 하는 일”이라며 “이 들녘에 누런 황금 이삭이 계속해서 물결칠 수 있도록 청소년들과 함께 노력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기자회견을 마친 참가자들은 풍년기원 통일기원 고사를 지낸 후 2,000여 평 가량 되는 허리까지 빠지는 거친 논에 일일이 손모내기 작업을 진행했다.

이날 행사에는 여주시농민회 회원을 비롯해 전농 경기도연맹 소속 시군 회원, 6.15 공동선언 실천 경기본부 소속 단체 회원, 경기도 각지에서 모인 청소년과 시민 등 100여명이 참가했다. 참가자들은 가을 추수행사 때도 다시 올 것을 기약하며 일정을 마쳤다.

한편, 상주시농민회(회장 조원회)도 지난달 27일 ‘쌀부터 통일하자’라는 주제로 통일쌀 모내기 행사를 열었다. 조원희 상주시농민회장은 “통일쌀 모내기 운동은 우리의 손으로 고통받는 북녘 동포는 물론 우리 농민과 함께 하기 위한 상생의 실천이고 평화의 실천”이라고 말했다.

상주시농민회의 통일쌀 모내기 역사는 지난 2000년 전국농민회총연맹과 조선농업근로자동맹의 만남에서 결정되고, 그 이듬해에 실시된 북녘 못자리용 비닐 보내기 운동에서부터 시작됐다. 행사의 의미가 알려지며 매년 500여명의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기금 모금에 참여했다. 약 10여 년간 실시된 기금 모금엔 4,000여 구좌를 확보할 정도로 시민들의 호응도가 높다. 상주시농민회는 시민들의 호응에 벼 수확 후 1.5kg의 쌀로 감사의 뜻을 전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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