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벗 따라 생활건강] 명태와 미나리

  • 입력 2017.05.26 16:08
  • 수정 2017.05.26 16:12
  • 기자명 나현균(한의사, 김제더불어사는협동조합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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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현균(한의사, 김제더불어사는협동조합 대표)]

나현균(한의사, 김제더불어사는협동조합 대표)

속이 답답할 때는 이유가 있습니다. 세상일이 잘 안풀리기 때문입니다. 일이 잘 안 풀리면 술을 마시며 답답함을 잠시 풀려 하지만, 과음하고 나면 속만 쓰릴 뿐, 현실의 답답함은 그대로입니다. 이러한 때에 권하고 싶은 음식이 바로 시원한 명태국입니다.

명태는 예로부터 우리 민족이 가장 즐겨 먹어 온 생선 중의 하나로, 민간 신앙에서는 신물(神物)처럼 귀하게 여겨 왔습니다. 그래서 제사상에는 물론이고 액을 물리치기 위해 대문 문설주 위에 매달아 놓기도 했습니다. 명태가 신물로 취급받을 수 있었던 것은 명태는 일단 말려 놓으면 그 어떠한 생선보다도 변함없이 오래간다는 것과 생선의 모든 부분이, 즉 아가미·몸통·내장 할 것 없이 그야말로 버릴 것 하나없이 모두 귀중한 음식재료로 쓰여진다는 이유 때문이었습니다.

그래서 요즘에도 새 차를 산 사람들 중 간혹 사고나지 말라고 보닛(bonnet)에 명태를 넣어두는 사람이 있기도 합니다.

 

예로부터 명태는 구하기 쉬운 일반 식품이면서도 값비싼 한약재 이상의 효능을 갖고 있는 걸로 유명합니다. 몸안에 축적된 여러가지 독성을 풀고 이뇨작용도 뛰어나 술독을 푸는 데 뛰어난 효과를 갖고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또한 명태라는 이름이 눈을 밝게 해주기 때문에 그런 이름이 붙었다는 설이 있을 정도로, 명태에는 간의 피로를 풀어 눈을 밝게 하는 역할도 있습니다.

또한 요즘같이 꽃가루나 송화가루가 날리는 철에는 피부알레르기로 고생하는 분들이 있는데, 명태에는 소염작용과 항산화작용이 있어 피부에 생기는 알레르기나 염증 증상을 완화하는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더욱이 명태의 껍질에는 콜라겐이 많아 피부미용과 주름방지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봄철에 농사일로 피로할 때, 소화기능이 약한 분들에겐 미나리를 넣고 끓인 명태탕을 권하고 싶습니다. 풍부한 단백질이 소화흡수도 잘 돼 피로회복에 좋을 뿐만 아니라 진통효과까지 있어 육체노동으로 피로한 근육을 회복시키는데 명태탕만한 것이 없을 것입니다. 열이 나는 감기에도 무를 넣어 명태탕을 끓여 먹으면 효과가 있습니다.

 

명태탕에 빠지면 섭섭한 것이 미나리입니다. 미나리엔 명태 이상 가는 해독작용과 중금속 정화작용이 있는데, 성질이 서늘하여 특히 술로 인한 급성간염이나 간경화를 치료하는 데 좋은 역할을 하는 식품입니다. 또한 이뇨작용도 탁월해 숙취로 인한 술독의 해소엔 명태미나리국이 그만입니다. 동의보감에 의하면 미나리는 한약명으로는 ‘수근(水芹)’이라 하는데 ‘갈증을 풀고 정신을 맑게 해주며, 인체의 독을 제거해줄 뿐만 아니라, 대·소장을 원활하게 하고, 황달·부인병·숙취해소에 매우 효과적인 것’으로 기록돼 있습니다. `미나리의 독특한 향은 식욕을 증진시키고 위를 튼튼하게 하며 가래를 삭히는 역할을 한다'고도 돼 있습니다.

신기하게도 명태라는 동물과 미나리라는 식물의 효능이 많은 부분 겹치고 있습니다. 이뇨와 숙취해소 효과가 뛰어나다는 점도 겹치고, 해독작용과 피로회복 기능도 겹칩니다. 거기에 위장을 튼튼하게 하는 기능과 소염작용 등으로 기침가래를 삭히는 작용도 겹칩니다.

 

명태와 미나리. 양질의 동물 단백질과 식물의 풍부한 미네랄이 인체에 균형 잡힌 영양소를 공급하면서도 뛰어난 해독작용으로 답답한 속을 일시에 풀어낼 훌륭한 음식입니다. 따라서 봄철 과도한 노동으로 심신이 피로해졌을 농부님들께 미나리 명태탕을 권해 드리는 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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