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닌 밤중에 도둑 반입·배치된 사드

국방부·미군, 주민·성직자 반대 뚫고 불법 배치
강제연행에 부상자 속출 … 미대사관 앞 단식농성 돌입

  • 입력 2017.04.28 13:08
  • 수정 2017.04.28 13:32
  • 기자명 한우준 장수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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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한우준 장수지 기자]

미군차량들이 지난달 26일 오전 7시 경 경찰의 통제로 텅 빈 중부내륙고속도로 남김천 IC를 빠져나가 사드배치 부지인 경북 성주군 초전면 소성리로 향하고 있다. 레이더와 발사대 등 주요 장비는 앞서 오전 4시 45분 경찰의 호위 속에 소성리 마을 앞을 통과했다. 원불교성주성지수호비상대책위원회 제공

대통령이 없는 대한민국에 결국 사드 배치가 강행됐다. 한미 양국은 지난달 26일 오전 4시40분 경 오산·부산·칠곡 왜관에 각각 보관 중이던 레이더·발사 차량·미사일 등 핵심 장비를 성주골프장에 반입하는데 성공했다. 대기하고 있던 주민들이 막아섰지만 1만명에 가까운 경찰 병력 앞에서는 단 몇 시간도 버틸 수 없었다.

이번 사드 장비 반입은 부지 공여에 대한 한미간 합의 이후 불과 6일만에 환경영향평가도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강행됐다. 장비를 반입하는 과정에서 군당국은 경찰병력을 대거 동원해 소성리로 향하는 모든 길을 봉쇄했으며 평화기도회를 진행 중인 원불교 교무들과 종교인들, 주민들을 폭력적으로 끌어내는 탄압을 서슴지 않았다. 그 결과 세 명의 주민들이 병원으로 후송되고 수십명이 부상을 입는 사태가 발생했다.

사드저지전국행동은 이날 오후 광화문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한미 당국이 사드 주요장비를 성주 소성리 골프장으로 전격 반입한 조치에 대해 강력히 규탄했다. 박석운 한국진보연대 상임대표는 “새벽에 기습적으로 도둑처럼 반입한 사드장비는 정당하지 않다”며 “국회의 비준동의를 받지 않은 사드배치는 불법적 조치이며 무효”라고 말했다.

이어 정상덕 원불교성지수호비상대책위원회 교무는 “어제 성주의 상황은 계엄령이었다”며 “주민들의 차량을 깨부수며 견인했고 신부님의 미사도구를 강탈했으며 50일째 천막철야농성 중인 원불교 교무님을 불법연행하고 신체적 압박을 가했다. 많은 분들이 부상을 당하고 넘어지는 상황이 벌어졌다”고 밝혔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의 강문배 사무총장은 “국회의 동의를 받지 않았다는 점에서 위헌이다. 또한 국내의 제반 환경법과 행정법, 토지 관련법을 준수하지 않았다는 점과 행정절차들을 하나도 지키지 않았다는 점에서 불법이다”라고 주장했다. 강 사무총장은 “더 이상 격화된 불상사가 발생하지 않기를 법조인과 시민입장에서 간절히 바란다”며 “할 수 있는 온갖 법정 조치들을 통해 이 상황을 막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기자회견은 정영섭 사드저지전국행동 공동집행위원장 등의 기자회견문 낭독으로 마무리됐다. 이어 기자회견 이후에는 세종문화회관 계단에서 규탄집회가 치러졌으며 미국대사관 앞에서 사드배치에 반대하는 정당연설회가 개최됐다.

한편, 사드저지전국행동은 긴급 기자회견 다음날인 27일에도 미대사관 앞에서 기자회견과 1,000만배·단식농성을 이어갔다. 이어 29일에는 참여연대와 함께 광화문에서 23차 범국민행동을 통해 강력한 국민의지를 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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