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정신문 박경철 기자]
김영걸 서진도농협 조합장의 측근은 그를 “독립운동에 어울리는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협동조합의 원칙을 세우고 흔들림 없는 운영에 의지를 보여서다. 관행적 농협운영이 굳어진 농협들 속에서 다양한 변화를 시도하는 서진도농협의 추진력이 더욱 돋보이는 이유다.
김 조합장은 최근 제주도에서 열린 전국경영인조합장협의회 총회에서도 마이크를 들고 호통쳤다. “도대체 농민단체 조합장이라는 사람들이 김병원 농협중앙회장하고 밥 먹고 사진찍으려고 먼 제주도까지 비행기까지 타고 왔나. 그 비용을 들였으면 농협중앙회 개혁이라든지 필요한 얘기를 해야 하는 것 아닌가.”
앞서 지난 3월 열린 농협중앙회 대의원총회에선 수정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농협 역사상 처음있는 일이라는 후문이 나돌 정도다. 이런 강직함이 초선에도 불구하고 협동조합의 원칙을 세운 다양한 변화를 시도하게 된 원동력이 됐을 터.
그는 김 회장에게 꼭 한 마디 전하고 싶다고 한다. “김병원 회장은 어디에서 왔나? 인간 김영걸은 부모님에게서 나왔다. 김 회장은 대의원총회에서 나왔다. 대의원총회는 어머니와 같다. 대의원들의 목소리를 존중해야 한다.” 이는 김 회장 개인에 대한 불만이 아니라 농협중앙회에 대한 문제의식을 표출할 수조차 없는 분위기가 문제라는 얘기다. 회의석상에선 얘기를 하려 해도 조합장이나 간부직원들이 앞 다퉈 입을 막기 바쁘다는 게 김 조합장의 설명이다. 그는 “농협중앙회가 변하려면 대의원총회가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조합장은 또한 “농협중앙회 개혁과 함께 지역농협의 변화를 위해선 조합장이 고민을 하는 전문가가 돼야 한다”고 했다. 물론 적극성을 띈 직원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래야만 조합원이 주인이 되는 농협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전에도 농사를 지었고, 앞으로도 임기가 끝나면 조합원으로 농사를 지어갈 사람이라는 김 조합장. 김 조합장은 “조합장이 되기 전까진 할 말은 하면서 ‘갑’으로 살았지만 조합장이 되고선 ‘을’로 살겠다고 다짐했다”고 한다. 억지보다는 사정을 해야 농민들에게 혜택이 돌아와서다. 농민을 중심에 둔 농협을 머릿속으로 그려온 그는 “조합원이 주인이 되는 농협을 만들고 싶다”는 포부도 밝혔다.
“정말 어렵겠지만 조합원이 주인이 되는 농협을 만들고 싶다. 주인이 주인 노릇을 해야 한다. 뒷짐을 지고 종보고 해주길 바라선 안 된다. 농민조합원이 적극적으로 나서고 농협 임직원은 다 들어줄 수 없어도 100% 맞는 말이라고 생각하고 들어야 한다. 그러면 농협도 정말 발전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