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영걸 전남 서진도농협 조합장

“조합원이 주인인 농협 만들겠다”

  • 입력 2017.04.21 11:18
  • 수정 2017.04.21 11:20
  • 기자명 박경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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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박경철 기자]

사진 한승호 기자

김영걸 서진도농협 조합장의 측근은 그를 “독립운동에 어울리는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협동조합의 원칙을 세우고 흔들림 없는 운영에 의지를 보여서다. 관행적 농협운영이 굳어진 농협들 속에서 다양한 변화를 시도하는 서진도농협의 추진력이 더욱 돋보이는 이유다.

김 조합장은 최근 제주도에서 열린 전국경영인조합장협의회 총회에서도 마이크를 들고 호통쳤다. “도대체 농민단체 조합장이라는 사람들이 김병원 농협중앙회장하고 밥 먹고 사진찍으려고 먼 제주도까지 비행기까지 타고 왔나. 그 비용을 들였으면 농협중앙회 개혁이라든지 필요한 얘기를 해야 하는 것 아닌가.”

앞서 지난 3월 열린 농협중앙회 대의원총회에선 수정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농협 역사상 처음있는 일이라는 후문이 나돌 정도다. 이런 강직함이 초선에도 불구하고 협동조합의 원칙을 세운 다양한 변화를 시도하게 된 원동력이 됐을 터.

그는 김 회장에게 꼭 한 마디 전하고 싶다고 한다. “김병원 회장은 어디에서 왔나? 인간 김영걸은 부모님에게서 나왔다. 김 회장은 대의원총회에서 나왔다. 대의원총회는 어머니와 같다. 대의원들의 목소리를 존중해야 한다.” 이는 김 회장 개인에 대한 불만이 아니라 농협중앙회에 대한 문제의식을 표출할 수조차 없는 분위기가 문제라는 얘기다. 회의석상에선 얘기를 하려 해도 조합장이나 간부직원들이 앞 다퉈 입을 막기 바쁘다는 게 김 조합장의 설명이다. 그는 “농협중앙회가 변하려면 대의원총회가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조합장은 또한 “농협중앙회 개혁과 함께 지역농협의 변화를 위해선 조합장이 고민을 하는 전문가가 돼야 한다”고 했다. 물론 적극성을 띈 직원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래야만 조합원이 주인이 되는 농협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전에도 농사를 지었고, 앞으로도 임기가 끝나면 조합원으로 농사를 지어갈 사람이라는 김 조합장. 김 조합장은 “조합장이 되기 전까진 할 말은 하면서 ‘갑’으로 살았지만 조합장이 되고선 ‘을’로 살겠다고 다짐했다”고 한다. 억지보다는 사정을 해야 농민들에게 혜택이 돌아와서다. 농민을 중심에 둔 농협을 머릿속으로 그려온 그는 “조합원이 주인이 되는 농협을 만들고 싶다”는 포부도 밝혔다.

“정말 어렵겠지만 조합원이 주인이 되는 농협을 만들고 싶다. 주인이 주인 노릇을 해야 한다. 뒷짐을 지고 종보고 해주길 바라선 안 된다. 농민조합원이 적극적으로 나서고 농협 임직원은 다 들어줄 수 없어도 100% 맞는 말이라고 생각하고 들어야 한다. 그러면 농협도 정말 발전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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