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칼럼] 활발하게 토론하고 떳떳하게 말하자!

  • 입력 2017.04.14 13:46
  • 수정 2017.04.14 13:49
  • 기자명 이대종(전북 고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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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종(전북 고창)]

이대종(전북 고창)

그 옛날 하늘이 무너질까, 땅이 꺼질까 걱정하던 사람이 있었다.

‘기우’, 쓸데없는 걱정을 이르는 말이다. 하지만 그 걱정이 전혀 근거없고 쓸 데없는 것이었다 말하기는 어렵다. 정작 중요한 것은 그 걱정이 유발한 이 사람의 다음 행동이다. 이 사람은 식음을 전폐하고 자리에 드러누웠다. 이 사람은 아무것도 할 수 없었고 주위의 조롱만 받게 됐다. 이 사람이 뭔가 진취적인 의지를 가지고 자신의 걱정거리를 해결하기 위해 나섰더라면 ‘기우’라는 말은 전혀 다른 의미로 우리에게 전승되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오뉴월 장마, 7~8월 가뭄이 예상되니 농사짓지 말자는 농민은 없다.

쓸데없는 걱정과 쓸모 있는 사유를 가르는 기준은 무엇일까? 그것은 사람의 행동, 실천에 있다. 제아무리 그럴 듯한 생각과 말도 “그러니 우리는 가만히 있자”거니, “거 좀 가만히 있으라”는 것으로 귀결된다면 현실에서는 쓸데가 없으며 많은 경우 독이 된다.

하물며 한 겨울을 촛불과 함께 지새우고 트랙터를 몰고 서울로 진격했던 진취적인 농민운동가라 한다면, 이런 저런 걱정거리를 늘어놓기 전에 당면한 대선에서 누구를 지지하고 어떻게 실천하는 것이 우리에게 주어진 역사적 책무를 다하는 길인가를 놓고, 치열하고 진지하게 토론하고 결정해야 마땅하지 않을까?

 

전농이 특정 후보를 지지하면 안 된다고 이런저런 걱정거리를 내놓는 사람들이 있다. 그 걱정은 대관절 어디에서 오는 것인가? 원탁회의에 누가 된다고 한다. 참신하고 대중적인 진보정당을 만들어보자고, 진보적인 정권교체를 이뤄보자고 모여 앉은 원탁회의에 그것을 반대하는 사람이라도 있다는 말인가? 나는 그런 말을 들어본 적도, 그런 사람을 만나본 일도 없다.

우리는 농업문제의 근본적 해결방도를 제시하고 한반도의 자주와 평화, 통일의 길을 가장 올곧게 제시하는 정치세력과 후보를 찾아야 하고, 맞춤한 후보가 있다면 지지하고 지원해야 마땅하다. 이는 전농의 정치방침에서 벗어난 일도, 원탁회의의 정신을 훼손하는 일도 아니다.

혹, 만에 하나 원탁회의가 전농이 자신의 지지후보를 결정하는 것을 반대하고 그럴 경우 함께 할 수 없다 한다면 그것은 이미 원탁회의가 아니다. 나는 원탁회의가 그럴 리 없다고 본다. 이것이야말로 공연한 걱정이다. 농민이 자신의 지향과 가치 실현을 위해 자신의 당과 후보를 가지는 것은 농민직접정치 시대를 열어나가기 위한 필수적 공정이자 시대의 요구다. 우리는 이를 실현해가는 노정에 있으며 원탁회의는 철저히 여기에 부응해야 한다. 그런데 농민의 정치적 단결을 도모하고 계급투표 방침을 세우는 문제를 두고 원탁회의에 누가 될까 염려하다니 몇 번을 곱씹어 봐도 공연한 걱정이다.

 

원탁회의가 공동의 대선투쟁 방안을 만들어낼 수 없는 조건이라면 전농은 자체의 투쟁방침을 찾아야 한다. 나는 그것이 선거 투쟁의 핵심인 후보 문제에 대한 전농 방침, 지지후보를 결정하는 것이라고 본다. 어떤 분은 이렇게 말한다. “우리가 이심전심으로 찍어주고 힘 모아주면 되지 않겠는가?” 나는 답한다. “19대 대선에서 농민들은 누구를 찍어야 하는가?” 이 문제를 세상에 드러내놓고 속 시원하게 토론하고 결정해야 한다. 이조차 이런저런 눈치를 살펴야 한다면 우리는 대관절 무엇을 위해 싸웠단 말인가? 말로만 하는 ‘못자리 대선’이 아니라 진정 농업과 농민을 위한 제대로 된 종자를 고르고 농민 앞에 떳떳이 내놓을 수 있어야 한다.

19대 대선 지지후보 결정을 위한 전농 임시대의원대회의 성공적 개최를 강력히 희망하고 호소하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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