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사람은 이 말을 안 하는데…”

  • 입력 2017.04.09 13:11
  • 수정 2017.04.09 13:12
  • 기자명 한승호 기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

“다른 사람은 이 말을 안 하는데 반드시 풍요로운 농촌을 이룩해야 한다. 많은 사람들이 농촌 문제를 도외시하고 있지만 우리 농민들이야 말로 국토 공무원에 준하는 대접을 받아야 된다.  우리 국토를, 농촌을 살려내지 않으면 우리나라는 정말 희망 없는 국가가 된다. 남북화해, 경제민주화, 풍요로운 농촌 이 세 가지를 실행할 수 없는 리더는 리더자격이 없다.”

철학자 도올 김용옥 선생은 지난 4일 한 라디오 방송에서 우리나라 새 리더의 필요충분조건 중 하나로 풍요로운 농촌 만들기를 꼽았다. 더불어 다양한 선택지를 받아든 국민들에게도 이 세 가지 조건에 부합하는 후보를 선택해야 한다고 당부의 말을 전했다.

‘일국의 대통령이라는 자가 어떻게…’ 국민들에게 자괴감을 안길 정도로 다방면에서 행해진 국정농단과 사익 추구로 탄핵 당한 박근혜 전 대통령의 시간은 갔다. 이제 대한민국의 새 대통령을 선출할 ‘촛불 대선’이 한 달 여 앞으로 다가왔다. 각 정당 또한 대선후보를 확정하고 본격적인 대선레이스에 돌입했다. 오랜 세월 이 사회 곳곳에 때처럼 누적된 적폐를 청산시키고 부정부패 근절, 민주주의를 회복해야 한다는 촛불혁명의 바람대로 대선후보 모두 각양각색의 공약을 내걸며 국민의 한 표를 호소하고 있다.

허나, 주요 대선후보들의 대표적인 약속 중 농정공약은 눈에 띄질 않는다. 김용옥 선생 말대로 “다른 사람은 이 말을 안 하는데”다. 그나마 정의당 심상정 후보가 지난달 23일 지역재단이 주최한 농정과제 공동제안 발표회에서 농정공약을 제시했고 언론의 조명을 받지 못하고 있는 민중연합당 김선동 후보만이 분명한 농정공약을 제시하고 있다. 

유력 대선주자로 대선 전 여론조사에서 선두권을 형성하고 있는 문재인(더불어민주당), 안철수(국민의당) 후보는 당내 의원을 통해서만 개괄적인 공약을 제시할 뿐 농업·농촌·농민에 대한 이렇다 할 언급 자체를 아끼고 있다. 평소 발언에서 드러나지 않는 각 후보의 농정철학이 무엇인지 국민들은 후보의 입만을 바라볼 뿐이다.

오는 10일 농민의길 주최로 ‘벼 수매가 환수거부, 농업 혁명을 위한 대선후보 초청 전국농민대회’가 서울에서 열린다.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영농철, 먼 길 마다않고 전국에서 달려오는 농민들에게 “풍요로운 농촌 만들겠다” 직접 선언할 대선후보는 그 누구인가. 새 리더로서 자격이 있는지 없는지 판단은, 그 이후다. 

저작권자 © 한국농정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