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 생겼다고 몸에도 안 좋은 건 아닙니다

  • 입력 2017.03.26 10:44
  • 수정 2017.03.26 10:47
  • 기자명 강선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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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강선일 기자]

사람을 겉모습만 보고 판단해선 안 된다. 그러나 그게 어디 쉽나.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접하는 존재들을 겉모습만 보고 판단하는 우를 범하는 건 매우 흔한 일이다.

음식, 특히 유기농 과일에 대한 우리의 인식은 더 그렇다. 유기농 과일은 못 생겼다. 벌레가 하도 파먹어서 구멍도 숭숭 파였고, 농약 친 사과에 비해 모양새도 뭔가 균형이 안 잡힌 듯하다. 유기농자재인 석회보르도액을 사용한 사과들은 흰 가루가 그대로 남아있기도 하다. 그 가루를 보고 “뭐 이따위 사과를 팔아. 안 사!” 하며 화를 내는 소비자들도 있다.

하지만 그것은 유기농 과일의 외양만 보고 하는 판단들이다. 모양새가 그렇다고 해서 맛이 없거나 건강에 안 좋은 게 아니다. 그렇다면 서울시 친환경유통센터가 왜 지난 2월에 전국 각지의 유기농 사과 생산자들과 서울시 학교급식에 유기농 사과 공급을 지속하기로 합의했겠나. 그만큼 유기농 사과가 일반 사과엔 없는 크나큰 가치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건강에 좋다. 유기농 사과는 일반 사과보다 철분이 5배가 높다. 일반 사과 5개를 먹어야 만들어내는 철분을 유기농 사과 1개로 충족시킬 수 있다.

그럼에도 아직 소비자들 사이엔 유기농 사과에 대한 편견이 남아있다. 학교 현장도 마찬가지다. 영양사들 중에도 유기농 사과의 품위 문제 때문에, 공급받길 꺼리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유기농 사과 공급이 어려웠던 건 생산자들의 잘못도, 영양사들의 잘못도 아니다. 유기농 사과의 가치를 제대로 공유할 기회가 없었고, 학교현장에서 사과를 소비하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생산자에게 전달할 창구도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영양사들을 비롯한 학교 구성원들과 농민들 간의 소통이 중요하다. 농민들은 말한다. “기회만 된다면 언제든 학교 영양사들과 유기농 사과의 품위 문제 관련해 이야기할 수 있다”고. 농민들과 영양사 간의 소통 강화로 각지의 학교급식에 사과를 비롯한 각종 유기농 과일들이 아이들의 식판에 가득 오르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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