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회도 협조하는 농협

고산농민들 “잘하고 있다” … “이상적 농협 가까워졌지만 갈길 남아”

  • 입력 2017.03.24 14:23
  • 수정 2017.03.24 14:35
  • 기자명 박경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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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박경철 기자]

경-축순환자원화센터는 고산농협의 대표적인 사업 성공사례다. 지난 20일 손병철 고산농협 상임이사와 김성태 경-축순환자원화센터장이 이날 만들어진 퇴비 포대를 살펴보고 있다. 한승호 기자

“보편적 농협을 기준으로 보면 월등히 잘한다. 완주만 보더라도 농사짓는 사람보다 장사하는 사람들의 입김이 더 센 농협도 많다. 고산농협은 아직 농민들 위주로 하려고 경제사업도 월등히 많이 하고 있다.”

김학렬 완주군농민회 농협개혁위원장의 얘기다. 단순 조합원이 아닌 농민회 간부의 평가다. 물론 우여곡절도 있었다. 15년 전엔 농민회가 주도해 고산농협의 구조조정을 이끌기도 했다. 하지만 농민과의 신뢰를 바탕으로 경제사업에 중심을 둔 운영을 하다 보니 어느새 농민회에서도 농협에 협조하는 관계가 이뤄졌다는 후문이다.

이렇다보니 전북 완주 고산면 농민들은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김 위원장은 “친환경쌀 유통과 경-축순환자원화센터 운영, 마늘·양파·곶감 등 특산물 유통 판매에 신경을 쓰는 모습이 두드러진 특징”이라고 평가했다.

고산딸기공선회장을 맡고 있는 이희구 완주군농민회 고산면지회 총무는 “제대로 된 퇴비를 만들어 군과 연계해 싸게 공급하고 있다”며 “일반농가엔 3,500원. 조합원엔 2,200원에 공급하는데 양파의 경우 1마지기에 200포가 들어가면 조합원은 20만원의 이득을 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총무는 또 “고령화와 인력부족으로 어려운 농가에 계약재배를 통해 생산·관리·유통·판매까지 일괄대행을 해주는 데다 지난해엔 양파 20kg 1망당 500원의 이용고배당을 돌려주니 농가 호응이 좋다”고 덧붙였다.

이 총무에 의하면 딸기값이 떨어지기 전에 해외로 수출한다거나 친환경축산물을 생협과 연계해 지속적 판로를 구축하는 등도 농민들이 칭찬하는 경제사업의 사례다. 무엇보다 경제사업으로 적자를 봐 위태로운 농협도 있지만 고산농협의 경우 안정적으로 성장하다보니 농민들이 더 믿고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농민들의 칭찬은 이 뿐만이 아니다. 유명무실해진 작목반을 유지하기 위해 모임을 지원하거나 농민들이 가격결정에 참여하게 하고 선진지 견학을 가는 등 뒷바라지도 농협의 몫이었다. 임원도 친환경 등 품목별로 선출해 농민들의 목소리를 보장했다.

농협과 농민의 신뢰관계라는 분위기가 고조된 데는 지역적 특색도 영향을 끼쳤다. 완주 고산면과 비봉면은 1970년대 말과 1980년대에 친환경농업과 농민운동이 뿌리를 내린 지역이다. 그렇다보니 농민과 농업을 위한 일이면 주저하지 않는 분위기가 형성된 것이다.

농민들은 “고산농협이 이상적 농협의 모습에 가까워졌지만 아직도 부족한 것이 많다”며 주마가편의 필요성도 제기했다. 김 위원장은 “농협이 매출과 실적만 평가해선 농협을 이용하는 것과 개인이 판매하는 것의 장단점이 드러나지 않는다”며 “농민이 농협을 이용할 경우 진짜 실익이 얼마나 되는지를 평가할 수 있는 평가기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경철 기자

지난해 정부가 추진한 농협법 개정안이 일부 수정 끝에 국회를 통과하며 농협중앙회 사업구조 개편이 결국 지주체제로 마무리됐다. 하지만 사업구조 개편 전면 재평가 및 경제사업연합회 체제로의 전환 등 농협 개혁을 요구하는 농업계의 목소리는 여전하다. 이에 <한국농정신문>은 ‘좋은농협만들기국민운동본부’와 공동기획으로 매월 1회 모범적 지역농축협의 목소리를 통해 농협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새롭게 모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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