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실 400년은 족히 넘었을 느티나무 보호수 아래 소성리 아지매들이 서 있었다. 먼 길 달려와 흔쾌히 걷는 시민들을 환영하며 아지매들은 연신 "고맙습니더" "사랑합니다" "날씨좋네예" "사드 가고 평화 오라"를 외쳤다. 양푼 냄비와 숟가락이 꽹과리 마냥 신명나게 장단을 맞췄다. 깃발을 흔들고 머리 위로 하트를 그려 보이며 행렬의 끝이 지나갈 때까지 보호수 아래 그렇게 서 있었다. 짓궂은 한 남성이 “소성리 아가씨들이 마중을 왔습니더” 목소리 높여 소리치자 부끄러운 듯 가져온 팻말 뒤로 얼굴을 숨겼으나 보호수 아래 아지매들의 환한 미소가 도드라졌다.
칼날이 도드라진 원형 철조망 뒤로 경찰과 군 관계자로 보이는 사람들이 점령군 마냥 꼿꼿이 서 있었다. 골프장 주변을 이중삼중으로 바리게이트 친 철조망엔 늘 그렇듯 경고문이 매달려 있었다. 그들만의 거래로 ‘국방부 소유’로 만들어 놓고는 처벌을 운운했다. 채증카메라는 철조망 앞에 선 주민과 시민을 쉴 새 없이 기록했다. 바리게이트 뒤 경찰 방송차는 해산하라는 말만 되풀이했다. 꽤 고된 오르막을 올라온 사람들은 "이 지역은 평화구역이므로 사드배치 관련 장비 및 인력의 출입 자체를 금한다"고 경고했다. 이를 어길 시 박근혜 황교안 한민구 김관진에게 모든 책임이 있다 재차 경고했다. 불법을 밥 먹듯 저지른 박은 아웃됐고 수족인 3명이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