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 시원한 엔진음에 속이 뻥~

홍천 오지마을 농기계 순회 수리, 농민들로 ‘북적’

  • 입력 2017.03.17 12:03
  • 수정 2017.03.17 12:09
  • 기자명 한승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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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천군 농업기술센터 남현우 교관이 강원도 홍천군 남면 신대1리 경로당 앞에 모인 농민들에게 농기계 정비와 관련된 안내사항을 말하고 있다.
“함께한 세월만 20년이여.” 윤대철씨가 경운기 전조등 교체 모습을 지긋이 바라보고 있다.
농업기술센터 직원과 농민들이 함께 농기계 정비를 하고 있다.
엔진톱, 비료살포기, 예초기 등 영농철에 꼭 필요한 농기계들이 수리목록 1순위였다.
남현우 교관이 승합차에 실린 관리기를 살펴보고 있다.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

고무벨트가 닳고 닳은 경운기, 엔진 카브레타가 고장 난 관리기, 시동이 걸리지 않는 엔진톱, 조향장치에 문제가 생긴 트랙터까지…. 지난 14일 강원도 홍천군 남면 신대1리 경로당 앞마당은 본격적인 영농철을 앞두고 고장 난 농기계를 갖고 삼삼오오 모인 농민들로 이른 아침부터 북적였다.

이날은 홍천군 농업기술센터 주관으로 ‘2017 농기계 순회 정비교육’이 있는 날. 농업기술센터 직원과 제11기계화보병사단 정비대대 소속 군인들은 농민들이 가져 온 농기계의 상태를 우선 확인한 후 일대일 맞춤형 교육을 진행하듯 농민과 함께 정비를 시작했다. 경찰은 교육 사이의 짬을 이용해 국도 야간통행에 대한 안전교육과 함께 각종 농기계에 붙일 교통반사판을 나눠주기도 했다.

홍천군은 지난 6일부터 농기계 수리점이 없고 고령농민이 많은 오지마을을 중심으로 농기계 순회 정비교육에 돌입했다. 군비 1억2,000만원을 들여 농번기가 마무리되는 오는 10월까지 80개 마을을 찾아다니며 농기계를 수리·정비할 예정이다. 특히 농민 별로 10만원 이하의 부품을 무상 지원해 농민들의 자가 정비 및 수리 능력 향상도 도모할 계획이다. 부품 수리 비용이 10만원을 초과할 땐 농민들은 10만원을 제외한 차액만 부담하면 된다.

정비교육을 책임진 농업기술센터 남현우 교관은 “영농철을 앞두고 고장 농기계를 정비해 농민들이 제 때에 영농을 추진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이번 교육의 목표”라며 “특히 기계 정비에 취약한 고령농민과 여성농민 등을 우선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날 경운기 전조등 및 고무벨트를 교체한 윤대철(81) 할아버지는 “(농기계 수리점이 있는)면소재지만 해도 4~5km는 나가야 하는데 경운기를 끌고 갈 수가 없다”며 “매년마다 군에서 직접 나와 수리도 해주고 필요한 부품도 무상으로 나눠주니 더할 나위 없이 고맙다”고 말했다. 관리기 카브레타를 교체한 한 농민은 “가려운 곳을 긁는 것만큼이나 농민들이 피부로 느끼는 사업이니 예산과 직원을 늘려 좀 더 많은 마을이 혜택을 받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하기도 했다.

남 교관은 “하루에 차 몇 대 다니지 않는 마을에 계신 분들은 매년 이 맘 때 즈음 우리가 오기만을 손꼽아 기다리기도 한다”며 “한정된 예산이기 하지만 최대한 많은 농민들이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농기계 수리 및 부품 지원에 들인 예산만 약 200만원, 정비교육을 찾은 농민들은 비록 낡았지만 새 기계처럼 속 시원하게 들리는 각양각색의 엔진음과 시운전을 확인한 후에야 발길을 집으로 돌렸다. 분명, 올 때보다 돌아가는 발걸음이 더욱 가벼워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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