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지역 식재료를 써야 진짜 지역 음식

  • 입력 2017.03.11 23:25
  • 수정 2017.03.11 23:27
  • 기자명 김종덕 국제슬로푸드한국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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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덕 국제슬로푸드한국협회장 경남대 석좌교수

오늘날 음식 제품 이름에 지역이 표기된 음식이 있고, 많은 사람들이 그런 음식을 지역음식으로 알고 먹고 있다. 그런데 이들 음식중 상당수는 표기와 달리 지역음식이 아니다. 이름에 지역이 들어가 있다고 해서 모두 지역음식이라 할 수는 없다.

음식 제품 이름에 지역을 표기하려면 다음과 같은 세가지 기준을 충족시켜야 한다. 첫째, 지역음식의 가장 기본적인 맛인 떼루아가 있어야 한다. 떼루아는 그 지역에서 나오는 맛이다. 같은 품종이라고 하더라도 지역의 토양이나 기후가 다르고, 재배법이 다르기 때문에 맛이 차이가 날 수 있다. 둘째, 지역에서 생산된 식재료를 사용해야 한다. 지역식재료는 생산자와 생산과정을 알 수 있어 신뢰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수확 후 수송거리가 짧아 신선한 상태에서 가공을 가능케 한다. 따라서 좋은 품질을 유지할 수 있고, 맛이 좋다. 셋째, 지역의 문화가 반영되어야 한다. 각 지역은 그 지역만의 스토리를 가진 조리법과 음식을 발전시켜 왔다. 지역음식은 지역 문화의 산물이라고 할 수 있다. 당연히 지역의 정체성을 반영해야 한다.

업체들이 이같은 지역음식의 기준을 지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신선한 지역식재료를 구하는 것이 어려울 수도 있고, 많은 소비자들이 원산지를 따지기보다 싼 음식을 선호하고 있기도 하다. 때문에 설령 제대로 된 지역음식을 만들어도 그것의 판매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이처럼 녹록지 않은 상황에서도 몇몇 업체들이 지역이 표기된 음식을 생산할 때 그 지역에서 생산된 지역식재료를 사용하고 있다. 지자체 차원에서 또 소비자의 관점에서 볼 때 이들 업체들의 방식은 바람직하고, 매우 환영할 일이다. 이는 한편으로 지역농업의 지속, 지역경제 활성화와 지역정체성의 보존에 기여하고, 다른 한편으로 소비자들에게 명실상부한 지역음식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아무쪼록 지역이름으로 된 진짜 지역음식이 많이 자리해 소비자들로부터 사랑받고, 지역농업과 지역경제에도 도움이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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