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벗 따라 생활건강] 화병

  • 입력 2017.03.05 01:31
  • 수정 2017.03.05 01:33
  • 기자명 임재현 기운찬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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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재현 기운찬한의원 원장]

임재현 기운찬한의원 원장

살다 보면 늘 즐겁고 행복한 일들만 있지는 않습니다. 화가 나는 일들도 있고 슬프거나 우울한 일들도 있습니다. 이런 부정적인 감정들을 우리는 어떻게 대해야 할까요? 우선은 이런 부정적인 감정들이 꼭 나쁜 것만은 아니라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습니다. 사람이 야생의 자연에서 살았던 시절을 떠올려 봅시다. 호랑이 같은 맹수에 대한 두려움과 불안한 감정이 없었다면 호랑이를 피해 다니지 않게 되었을 테고 결국 살아남기 어려웠을 겁니다. 또한, 다른 부족과 전쟁이 벌어졌을 때 화나는 감정이 없었다면 맞서 싸우며 삶의 터전을 지키기 어려웠을 겁니다. 이처럼 언뜻 느끼고 싶지 않은 부정적 감정들도 그 이면에는 우리를 위한 긍정적인 의도가 있었다는 것을 아는 것이 중요합니다.

 

한 번쯤 이런 경험이 있으실 겁니다. 누군가 하는 행동이 맘에 들지 않아서 많이 미워하는 마음이 있었다가, 그 사람이 그런 행동을 하게 된 사연을 듣고 나면 그 사람을 미워하던 마음이 조금 누그러지던 경험 말입니다. 밉게 보이던 행동들이 왠지 불쌍해 보이기도 하고 말이죠. 우리가 느끼는 부정적인 감정들도 똑같습니다. 내가 현재 느끼고 있는 감정을 한걸음 뒤에서 바라보면서 그 안에 숨은 긍정적인 의도를 파악해 보고 나면 조금은 마음이 달라져 있을 것입니다. 근데 당장 감정이 막 올라오는데 냉철하게 마치 다른 사람 일인 것처럼 자신의 마음을 살펴볼 수 있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입니다. 이럴 때는 좋은 방법이 있습니다. 말 그대로 다른 사람 일인 것처럼 바라보는 것입니다. 보통 감정이 크게 일어났던 상황을 떠올리면 1인칭 시점에서 떠올리게 됩니다. 그러면서 감정도 같이 막 올라오죠. 그런데 이것을 마치 영화를 보듯이 3인칭 시점으로 바라보는 겁니다. 영화를 보듯이 한다고 생각하면 조금 쉽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시점을 바꿔주는 것만으로도 전보다는 좀 더 객관적으로 자신을 돌아보기가 수월해집니다.

 

다른 방법은 ‘정심주’를 활용한 방법입니다. 정심주는 금오 김홍경 한의사가 TV에서 자주 이야기하여 유명한 일종의 명상법입니다. 그 방법은 마음을 고요히 하여 오로지 아픈 통처(痛處)를 주시하는 것입니다. 화가 나거나 짜증이 날 때 그것이 몸의 어디에서 어떻게 느껴지는지 살펴보고 그곳을 천천히 들여다보면 됩니다. 여기에 합곡혈을 지압하는 방법을 곁들이면 더욱 좋습니다.

합곡혈은 오행상 금(金)의 기운이 강한 혈 자리입니다. 쉽게 이야기하면 가을의 에너지와 비슷하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가을은 겨울을 맞아 에너지를 안으로 갈무리하고 불필요한 것들을 정리하는 시기입니다. 나무들이 낙엽을 만들어서 잎들을 떨구는 것을 생각해보면 이해가 쉽습니다. 그래서 이런 가을의 기운에는 불필요한 것들을 제거하고 없애는 에너지가 있습니다. 이런 에너지를 활용하여 마음의 불필요한 것들을 정리해주는 효과가 있습니다. 합곡혈의 위치는 손등에서 엄지손가락과 집게손가락 사이에 살이 도톰한 부분입니다. 감정이 확 올라왔을 때 몸 안에 부정적 감정이 느껴지는 부분에 마음을 두고 관찰하면서 합곡혈을 지압하면 됩니다. 천천히 관찰하면서 지압하다 보면 점차 변화가 생기는 것을 느끼실 수 있을 것입니다.

 

이 두 가지 방법을 같이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첫 번째 방법을 사용하면서 기억을 떠올릴 때 감정이 크게 올라온다면, 그 순간 정심주를 하면서 합곡혈을 지압해준다면 좀 더 편안한 마음으로 돌아올 수 있습니다. 이 두 가지 방법을 적절히 활용해서 내가 가진 부정적 감정을 깊이 이해하고 평온한 마음으로 돌아오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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