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국적 농업자본·GMO, 어서오세요

농진청은 앞장서서 GMO 홍보에 열 올리고
외국자본은 학계 중심으로 지지기반 넓혀

  • 입력 2017.02.26 21:23
  • 수정 2017.02.26 21:30
  • 기자명 한우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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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한우준 기자]

지난 2015년 5월 서울 광화문 몬산토 한국지부 앞에서 열린 몬산토반대시민행진에 참석한 시민들이 몬산토와 농민들을 상징하는 대형 인형들을 앞세우고 행진을 시작하고 있다.

지난 2009년, 생명공학작물 협력 기구 크롭라이프의 한국지부(대표 김태산)가 설립됐다. 바이엘 크롭사이언스, 바스프, 다우 아그로 사이언스, 듀폰 파이오니어, 몬산토, 신젠타 등 GMO와 관련된 대표적 기업들이 회원으로 있는 협회다. GMO의 안전성을 홍보하고 수입 승인의 행정적 절차를 돕는 이 협회의 대표가 농촌진흥청에서 30년간 근무했던 관료 출신이라는 사실은 그동안 GMO를 바라보는 정부의 시선이 어떠했는지를 알 수 있는 한 대목이다.

정부는 지난해부터 GMO 홍보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김현권 의원에 따르면, 한국공공관리연구원은 ‘GM작물 인식조사를 통한 생명공학기술 공감대 확산 방향을 정립하는 연구’를, 미래식량자원포럼과 (사)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은 ‘부정적인 GMO반대 의혹에 대한 논리적이고 적절하게 대응하기 위한 GM작물의 이슈별 심층 분석을 통한 올바른 정보의 확산 방안 마련을 위한 연구’를, 경희대학교는 ‘교수, 국회의원 등 오피니언 리더를 활용한 GM작물의 수용성 확대를 위한 연구’를 진행 중이다.

해당 연구들은 모두 농진청의 용역을 받아 진행된 것으로 지난 2016년을 기점으로 5억원이 넘는 예산이 들었다.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도 2015년에서 2019년까지 5년간 약 8억원을 지출하며 유전자변형식품에 대한 소비자 인식을 개선하겠다고 나선 상태인데, 위탁 교육 용역을 맡긴 한국소비자연맹은 대표적인 친GMO 시민단체다.

한편 우리나라에 진출한 농업자본들은 막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학계에 영향력을 행사하며 지지기반을 넓혀가고 있는 모양새다.

GMO 전도에 가장 활발히 나서고 있는 한국식량안보연구재단(이사장 이철호)의 후원현황을 보면 CJ제일제당, 삼양, 대상 등이 매년 도합 1억원 안팎의 기부를 하고 있는데, 이 기업들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GMO수입업체들로 잘 알려져 있다. 지난 2015년에는 몬산토 코리아도 2,500만원의 후원을 했다.

몬산토 코리아는 이 재단뿐만 아니라 2009년을 시작으로 서울대·충남대·충북대 농업생명과학대학에 장학금을 기부하고 있다. 또 지난 14일에는 ‘대학생 서포터즈 제1기 발대식’을 열고 “국내 대학생들과 직접 소통하며 우리 농업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함께 생각해보는 기회를 마련하고자 준비했다”고 밝혔다.

카길애그리퓨리나는 올해 자사 문화재단 설립 20주년을 맞았다. 지난 1999년부터 시작된 카길 문화재단의 장학 사업으로 수혜를 받은 농축산분야 인재는 대학원생 35명, 대학생 192명, 고등학생 334명으로 총 561명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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