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투자로 최신 사료공장 지은 카길, 국내 전략은?

농장 관리프로그램 통한 수평계열화 추구 … 농가 맞춤 `멀티믹스 솔루션' 눈길
"수직계열화, 농장 보유 안 한다” … 초국적 자본 진출·GMO 안전성 우려는 숙제

  • 입력 2017.02.26 11:32
  • 수정 2017.02.26 11:36
  • 기자명 홍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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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홍기원 기자]

카길은 150년이 넘는 역사를 갖고 있는 초국적 메이저 곡물회사다. 사업범위는 식품·농업·재무 등이 핵심이며 70개국에서 15만명의 직원들이 근무한다. 우리나라에선 자회사인 카길애그리퓨리나가 사료사업을 하고 있다. 카길은 스스로 국내 축산업에서 사료를 축으로 한 ‘수평적’인 계열화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카길애그리퓨리나(대표 이보균)는 카길 동물영양사업부의 한국 법인으로 올해로 50주년을 맞았다. 지난해 매출규모는 약 8,267억원이며 연간 사료 생산량은 160만톤으로 국내 사료시장 점유율이 9% 내외 수준이다. 카길이 국내 축산업에 미친 영향은 사업 규모만으로는 가늠할 수 없다. 국내 최초 완전 배합사료 생산, 이유 자돈 케이지 및 모돈 분만틀 보급, 조사료가 필요없는 홀스타인 전용 사료 출시, 고능력 무항생제 사료 출시 등 축산부문 발전을 선도했다는 자부심이 곳곳에 배어 나온다.

카길의 사업방식은 국내업체들의 계통판매나 수직계열화에 의존한 사업모델과는 궤를 달리 하고 있다. 농장실증 및 관리프로그램을 운영해 고객인 농장의 생산성과 목표를 점검하며 연간 2만2,000건의 농장 활동과 1만8,000건의 농장 빅데이터를 구축하고 있다. 국내 대학교와 산학협력을 통한 기술연구도 지속하고 있다.

박용순 카길애그리퓨리나 전략마케팅부 전무이사는 자사의 사업방식에 대해 “수평계열화를 통한 농가와의 상생모델을 추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승호 기자

박용순 전략마케팅부 전무이사는 자사의 사업방식을 “수평계열화를 통한 상생모델을 추구하고 있다”고 집약해 설명했다. 지난 2013년 협신식품과 맺은 도축업무 협약은 카길의 사업모델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다. 대관령한우 등 프리미엄 한우 브랜드들과도 업무 협약을 맺었으며 ㈜포프리엔 Non-GMO 사료를 공급하고 있다.

최근엔 농가별 맞춤 사료 설계시스템인 멀티믹스 솔루션을 선보였다. 고객이 원하는 비율대로 사료원료를 배합해 공급하는 시스템으로 이 역시 국내최초다.

멀티믹스 솔루션은 2015년부터 운영한 카길애그리퓨리나 평택공장을 통해 가능하게 됐다. 카길 내 세계 최대 사료공장인 평택공장은 소, 돼지, 닭부터 애완용까지 축종별 사료를 월간 6만5,000톤 남짓 생산하고 있다. 임종운 평택공장장은 “태영그레인터미널과 연결한 컨베어벨트를 통해 최단거리로 곡물원료를 공급받고 있다”며 “이 위치는 한국 사료산업의 중요한 자리로 최대한 효과를 내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평택공장은 곡물원료를 하역과 동시에 컨베이어 벨트를 타고 시간당 150톤을 입고할 수 있다.

평택공장의 특징은 축종별로 분리된 생산라인과 자동화창고 시스템이다. 멀티믹스 솔루션용을 포함해 축종별로 8기의 배합기를 보유해 제품포장까지 축종별로 공정이 분리돼 있다. 간편하게 생산기록부터 출고기록까지 확인할 수 있는 자동화창고는 2.6일분의 재고를 비축할 수 있다. 평택공장 관계자는 “축종별 배합시스템 도입으로 단위동물과 반추동물 라인을 분리해 안전성을 높였으며 자동화창고는 국내 사료공장 최초로 도입한 시스템이다”라며 “또, 수입한 사료원료의 품질 격차를 줄이기 위해 열가공 익스펜더 2기도 설치했다”고 전했다.

경기도 평택시 포승읍에 위치한 카길애그리퓨리나의 평택공장에서 지난 21일 곡물사료를 실은 차량이 공장을 나서고 있다. 2015년에 가동을 시작한 평택공장은 카길의 가장 큰 사료공장이다. 공장 한쪽 면에 카길의 핵심비전인 '완전한 영양, 풍요로운 삶'이 새겨져 있다. 한승호 기자

카길애그리퓨리나 관계자는 평택공장같은 대규모 투자 배경에 관해 “한국인 육류 소비량이 1인당 47.6㎏ 수준인데 중국과 베트남 수준인 60㎏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2030년까지는 육류소비량이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측된다”고 밝혔다.

초국적 자본의 국내 진출에 대한 우려와 나아가 GMO의 안전성 논란 등은 카길의 자회사로서 숙고해야할 난제들이다. 이 관계자는 “카길애그리퓨리나는 한국 기업”이라고 강조하며 “가족농 위주의 축산 기반을 만드는 기업으로 수직계열화나 농장을 보유하는 사업방식은 기획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잘라 말했다. 다만 GMO의 안전성과 관련해선 “농민과 소비자의 선택을 존중한다”며 “GMO 표시제도 소비자들이 더 많이 원하는가의 문제다”라고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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