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농협’은 다 팔아준다”

성산농민들 “‘우리 농협’처럼만 하면 된다” … 전국 최대규모 농산물 유통사업소가 큰 힘

  • 입력 2017.02.23 22:42
  • 수정 2017.02.24 14:17
  • 기자명 박경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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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박경철 기자]

지난 20일 성산일출봉농협 농산물 유통사업소 직원들이 월동무 수출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유통사업소는 지난해 미국 등에 1,000톤의 월동무를 수출한 바 있다. 한승호 기자

“우리 농협이 유통·판매를 굉장히 잘한다. 책임경영을 하는 것이다. 직원들도 노력을 아끼지 않는다. 농민들이 생산하는 단 하나라도 꼭 팔기 위해서다.”

성산에서 무 농사를 짓는 고권섭 성산읍농민회장의 얘기다. 지역사회에서 농민회가 보통 비판과 견제, 대안제시라는 누구도 원치 않는 악역을 맡다 보니 지역농협과는 척을 지거나 반대파로 몰리는 경우가 다반사다. 하지만 지역농민회 회장이 성산일출봉농협(농협)과 그 직원들을 칭찬하니 어리둥절할 따름이다.

고 회장만이 아니다. 성산읍에서 7,000평의 땅에 브로콜리 농사를 짓는 정태문씨도 “농민들 요구는 다른 게 없다. 농민들이 마음 놓고 농사를 짓고, 농협이 안정적으로 판매를 해달라는 것뿐”이라며 “우리 농협은 밀감, 호박, 브로콜리, 감자, 당근, 배추 등 뭐든 가져가기만 하면 전량 다 팔아주고 있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정씨 또한 조합원이면서 성산읍농민회 회원이다.

농산물을 안정적으로 팔아달라는 어렵지 않은 요구가 다른 지역농협에서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매년 수확철이면 농협들 앞엔 쌀더미가 산처럼 쌓이곤 한다. 이 모습과는 대조적인 성산농민들의 반응이 낯설기만 하다. 정씨는 “농협 본연의 역할인 농산물 판매를 제대로 하는 곳은 우리 농협밖에 없다”며 “인근지역 농민들이 그 지역농협에 성산에선 다 팔아주는데 왜 안 팔아주냐고 항의해 곤욕을 치르고 있다”고 전했다.

정씨는 또한 “성산농민들 머릿속엔 우리농협은 다 팔아 준다는 인식이 박혀 있다”며 “농협이 유명해진 것도 농산물 유통사업소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농협 농산물 유통사업소는 전국 최대규모로 육지농협에서 견학을 올 정도다. 성산읍 고성리 일대 2만8,119㎡의 부지에 농산물선별장, 저온저장고, 감귤선과장, 육묘장, 미생물배양실, 수리센터 등을 갖추고 있고 200명까지 인부가 동원될 때도 있다.

정씨는 농협이 판매를 잘하는 비결로 강석보 농협 농산물 유통사업소장과 낮밤 없이 일하는 직원들을 지목했다. 강 소장은 전국을 동분서주하며 발로 뛴 덕분에 중요 유통전문가로 인정받고 있다.

성산농민들은 “대한민국 농협이 전체적으로 우리 농협처럼 가야 된다”며 “재벌이야 돈을 벌면 오너들이 가져가지만 농협은 협동조합이니 농민들에게 돌아간다. 국민기업으로 자랄 수밖에 없고 대형유통업체 등 재벌하고 싸울 수 있는 기업은 농협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목소리를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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