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녕, 두 손 모아 비옵니다

정월대보름 맞은 순창 두지마을의 하루

  • 입력 2017.02.17 16:11
  • 수정 2017.02.17 16:27
  • 기자명 한승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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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월대보름이던 지난 11일 전북 순창군 풍산면 두지마을 주민들이 달집을 태우며 소원을 빌고 있다.
정월대보름이던 지난 11일 전북 순창군 풍산면 두지마을 주민들이 풍물을 치며 지신밟기를 하고 있다.
정월대보름이던 지난 11일 전북 순창군 풍산면 두지마을 주민들이 달집에 매단 소원문들.
정월대보름이던 지난 11일 전북 순창군 풍산면 두지마을 주민들이 달집을 태우기 전 고사를 지내고 있다.
정월대보름이던 지난 11일 전북 순창군 풍산면 두지마을 주민들이 달집을 태우며 소원을 빌고 있다.
두지마을 주민들이 쥐불놀이를 하고 있다.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

상쇠의 신명나는 꽹과리를 앞세운 농악대가 마을 구석구석을 누비며 풍물을 울린다. 적막했던 마을에 활기가 돌자 문 턱 낮은 담장 밖으로 나선 마을 주민들이 함박 웃는 낯으로 농악대를 맞이한다. 덩실덩실 추는 어깨춤도 풍악에 맞춰 저절로 들썩인다.

정월대보름이던 지난 11일, 40여 가구가 모여 사는 두지마을(전북 순창군 풍산면)에 모처럼 활기가 솟는다. 지신밟기에 이은 달집태우기, 쥐불놀이까지 정월대보름을 맞아 열린 마을 공동행사에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모두 나서 가가호호의 안녕을 빈다.

보름달을 맞이하며 달집을 태우기 전 올린 고사에 쓰인 제문엔 마을의 안녕과 가족의 행복, 풍년 농사와 통일 염원, 혼란스런 나라 걱정까지 모두 담겨 있다. 한 문장, 한 문장 곱씹어볼수록 이치에 맞는 말만 가득하다.

정월대보름을 보내며 달집과 함께 불살랐을 제문과 소원문의 내용이 어느 마을에서나 이와 별반 다르지 않을 터, 천지신명과 당산할매, 당산할아버지께 간절히 바라는 심정으로 제문을 옮겨 싣는다. 정녕, 두 손 모아 비옵니다!

유세차

세월이 어느덧 섬진강물처럼 도도히 흘러 단군할아버지께서 나라를 여신지 어언 4,350년 정유년 정월 보름을 맞았습니다.

엎드려 천지신명과 당산할매, 당산할아버지께 비옵니다. 우리 동네 두지골 모든 사람이 올 한 해 무병장수와 만사형통하게 해주시옵소서! 올해 농사 풍년 되고 제값 받게 해주옵소서! 부정부패와 미친 대통령 때문에 어지럽고 혼란한 이 나라가 촛불 민심의 힘으로 60년 적폐를 청산하고 살기 좋은 나라로 다시 태어날 수 있도록 해주시옵소서! 분단된 우리민족도 하루빨리 왕래하고 통일되게 해주옵소서!

엎드려 간절히 비옵니다.

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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