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문화, 국민 생활 속 국산 꽃 시장 형성해야

꽃과 함께하는 생활문화 만들어야 … 부정청탁금지법 관한 명확한 홍보도
수입산 고급 꽃 시장 전국 확대 … “품종 보급할 민간조직 육성 필요”

  • 입력 2017.02.17 14:03
  • 수정 2017.02.17 14:06
  • 기자명 배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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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배정은 기자]

언뜻 보면 얼마 되지 않은 것 같지만, 화훼산업은 2005년 이후 고난의 길을 걷고 있었다. 1인당 화훼류 소비금액도 2005년 정점을 찍은 뒤 계속 하락했고, 시장이 위축된 만큼 재배 농가수도 적어졌다. 그나마 희망을 품었던 수출이 5분의 1 수준으로 크게 감소하는 동안 수입산 꽃들은 국내시장 점유를 늘려가고 있었다.

모두의 관심 밖에서 아무런 대책 없이 고군분투하던 우리 화훼산업이 다시 부흥기를 맞을 수 있을까. 일부 업계 관계자들은 지난해부터 화훼시장의 침체가 조명 받는 것을 계기로 ‘위기는 곧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기대감을 내비치고 있다.

각 학교별로 졸업 시즌이 돌아온 가운데 지난 15일 경기도 고양시 한국화훼농협공판장을 찾은 시민들이 보기 좋게 포장된 생화를 비교해보며 고르고 있다. 전문가들은 침체된 화훼업계를 살리기 위해선 일상생활 속 꽃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승호 기자

“꽃은 곧 문화, 생활 속으로 스며야”

시작은 조금 다른 이유에서였지만 지난해 말부터 정부와 언론은 화훼산업의 위기를 직시하기 시작했다. 정부 관계부처들은 일제히 ‘1 Table 1 Flower(1T1F)’ 슬로건을 내걸고 생활 속 꽃 소비를 유도하고 있다.

aT는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1T1F 운동을 확산할 방침이다. 지난해 32개 기업 4만4,000테이블에서 올해는 80개 기업 10만 테이블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아울러 다소 경직된 경조사에 꽃을 주고받는 문화를 살리는 데에 주력할 계획이다.

최근 졸업식에서는 부정청탁금지법에 저촉될 것을 우려해 은사에게 감사의 뜻을 담은 꽃다발도 선물하지 못하는 이색 풍경이 연출되고 있다. 하지만 국민권익위원회는 성적평가 등이 종료된 후 열리는 졸업식·종업식에는 사교·의례 목적으로 허용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확대 해석된 부분에 있어서는 법에 대한 명확한 홍보와 안심스티커 배포 등을 통해 꽃 소비문화를 회복시킬 방침이다.

심정근 aT 화훼사업센터장은 “꽃은 곧 문화다. 꽃 소비활성화 대책에도 문화요소가 접목돼야 한다. 꽃 동호회 같은 것이 한 가지 모델이 될 수 있다”며 “가장 중요한 것은 국민들이 실천하는 것이다. 꽃 소비에 대한 인식을 바꿔야 화훼 시장이 살아날 수 있다”고 말했다.

 

전국으로 배송되는 수입 꽃, 지역 화원들은 ‘울상’

힘들게 소비를 활성화시킨다고 그 수요가 모두 국내산으로 충족되리란 보장이 없다. 현재 SNS 등을 통해 홍보하며 젊은 층을 공략하고 있는 꽃집들은 수입산 활용도가 높다. 팜파스, 지나장미 등 종류도 다양하고 전국 각지로 배송도 가능하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가격경쟁력이 문제가 아니라 이제는 수입산 고급 꽃들이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이것 때문에 지역 화원들이 난리가 났다”며 “국내 농가들은 이것저것 떼고 나면 남는 게 없으니 수출에 매력을 느끼지 못하는 상황에서 국내 꽃 시장이 수입산에 잠식당할까 염려스럽다”고 말했다.

애써 활성화시킨 꽃 소비를 국내 화훼산업 부흥으로 연결시킬 방법은 없을까. 일단 좋은 국산품종을 개발하는 것은 기본 중에 기본이지만, 기존에 개발한 양질의 품종을 농가에 빠르게 보급하는 것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서효원 국립특작원예과학원 화훼과장은 “우리나라 화훼산업이 해외보다 취약한 부분은 민간의 기능이 활성화 돼있지 않다는 것이다. 신품종 보급은 연구원들이 하는 것보다 민간에서 진행하는 것이 더욱 빠를 것”이라며 품종을 보급시킬 민간조직 육성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장미가 특히 심각한데, 애써 확대한 시장을 수입산이 점령할 가능성이 있어 그 부분을 푸는 것이 제일 어려운 숙제다. 수입산 장미가 쓰이는 시장을 다른 국산 아이템으로 대체한다거나 여러 가지 방법을 고민 중”이라며 “일정부분은 수입산 잠식을 감수할 수밖에 없겠지만 품목별로 수입산과 경쟁력 차이를 분석해 국산 시장을 형성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이외에도 aT는 △유통판매점 꽃 판매코너 설치 확대 △화훼 유통정보시스템 2단계 확장 구축 △어린이·청소년 원예교육 및 일반이 꽃꽂이 교실 등 다양한 꽃 소비 활성화 계획을 구축했다. 농식품부는 3월 발표를 계획하고 있는 ‘화훼산업 발전대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지금까지 제안되지 않았던 새로운 방안을 모색하는 데에 주력하고 있으며, 발표 시기는 3월 중순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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