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출산지도, 유감있어요.

  • 입력 2017.02.10 10:39
  • 수정 2017.02.10 10:40
  • 기자명 심문희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심문희 전남 구례군 마산면

연말연시 대한민국을 강타한 출산지도 소동을 아십니까? 가임기 여성 20세에서 39세까지 여성의 분포도를 통계로 그려진 우리나라의 지도였습니다. 결과는 농촌지역 40% 자동소멸 예정이라더군요.

저출산 고령화 대책을 마련한다면서 행정자치부에서 한 일이 분홍색 지도 만들기입니다. 아이 낳을 여성들이 이렇게 있는데 다들 뭐하고 있냐, 인센티브를 걸어서라도 아이를 낳게 해야 할 것 아니냐며 자치단체별 경쟁을 시켰답니다. 여성은 그저 출산을 해서 고령화 대책을 해결해야 할 몸뚱이로 본 것입니다.

저출산 대책은 이 사회 젊은이들이 처한 현실을 제대로 진단하는 데서 출발해야 합니다. 또한 농촌지역 40% 자동소멸이라는 결과가 무엇을 말하는지 똑바로 알아야만 그 해결책을 찾을 수 있는 것입니다. 20~30대는 청년문제는 헬조선의 흙수저로 삼포·오포라는 말로 표현되곤 합니다. 경제적 자립이나 미래를 설계하고 꿈꾸는 것조차 포기하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결혼을 포기한답니다. 일자리를 찾을 수 없다고 합니다. 어쩌다 워킹맘의 경우는 일에 치여 죽임을 당하기도 합니다.

개인적인 문제일까요? 농촌에서는 젊은 여성을 눈 씻고 찾으려 해도 찾을 수가 없습니다. 농촌에서 태어난 여성의 문제일까요? 농촌으로 이주하기 싫어하는 며느리라고 불리우는 여성의 문제일까요? 어떤 신문에는 “면단위에는 학원도 없어요. 애들이 없으니까” 교육보다 근본적인 원인이 있다며 “가까운 곳에 살면 부모가 아들 집에 올 거고 그 방문이 싫은 며느리들이 애들 공부 핑계를 대고 도시로 빠져 나간다”는 식의 인터뷰 기사들입니다. 또 한 번 며느리라고 불리우는 여성들에 대한 확인 사살입니다.

농촌노총각 문제의 심각성은 결혼이주여성들로 채워졌습니다. 성 평등한 사회를 건설하고 농촌에서부터 성 평등한 문화를 조성해야 한다며 여성농민회 활동을 지금껏 해왔지만 현 시점 우리 앞에 놓인 상황 속에 막막함만 가득합니다. 새해 영농교육에서부터 이장단 교육 등 농촌지역의 뿌리 깊은 가부장제를 넘어서 성평등 문화 확산을 위한 내용을 교육해야 한다고 외쳤지만 메아리 없는 아우성이었을 뿐입니다.

딸들이 행복한 농촌! 젊은 여성이 행복한 농촌! 우리 모두가 행복한 사회로 가는 첫걸음임을 누누이 이야기 해왔지만 변화된 것이라곤 출산지도일 뿐입니다. 이 순간 나는 20대 딸들에게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결혼 같은 거 안 해도 좋아. 아이 낳기 싫으면 안 낳아도 돼.”, “그래도 농촌에서 알콩달콩 함께 살자.” 답이 없네요. 나이 오십줄에 이르러 참 유감입니다.

저작권자 © 한국농정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