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벗 따라 생활건강 93] 기침에 도라지가 좋나요?

“감기는 모든 큰 병의 시작, 관리 및 치료 중요”

  • 입력 2017.01.22 04:36
  • 수정 2017.01.22 05:04
  • 기자명 박현우 경희도담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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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우 경희도담한의원 원장]

박현우 경희도담한의원 원장

최근 감기환자가 많아지고 있습니다. 감기의 여러 가지 증상중 가장 견디기 힘든 증상이 기침입니다. 기침이 오래가면 일상생활을 방해할 뿐만 아니라 잠자기도 힘들어집니다.

기침의 원인은 다양합니다. 동의보감에도 폐 때문에 하는 기침은 일부일 뿐이고, 오장육부가 모두 기침의 원인이 될 수 있으니 원인을 자세히 살펴야 한다고 합니다.

기침은 함부로 막아서는 결코 안 됩니다. 서울대병원에서는 이렇게 안내하고 있습니다. “기침은 자극을 제거하기 위해 반사적으로 나타나는 것이므로, 강력한 진해(鎭咳)제를 복용하는 것은 오히려 역효과가 있을 수 있다. 특히 가래가 많이 나오는 경우 가래 배출을 막으면 폐렴으로 진행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대개의 기침은 몇 주 내에 저절로 없어진다.”

동의보감에서 기침 치료에 가장 먼저 등장하는 처방은 길경탕(桔梗湯)입니다. 길경은 도라지를 말합니다. 길경은 주로 가래를 없애서 기침을 멎게 합니다. 염증의 결과 생겨난 가래가 기도를 자극해서 기침할 때 도라지는 훌륭한 기침약이 됩니다. 도라지 이외에도 가래를 없애는 거담(去痰)약들은 사과락(수세미), 반하, 과루인 등이 있습니다. 그러나 도라지, 수세미가 소용없는 기침도 많습니다.

기침은 한의학에서 기(氣)가 아래로 내려가지 못하고 치밀어 오르는 상기(上氣) 증상 중의 하나로 보았습니다. 왜 아래로 내려가야 할 기운이 내려가지 못하고 치밀어 오를까요?

1) 폐 자체가 약해진 경우와 2) 어딘가 막혀서 내려가지 못하는 경우, 즉 허실(虛實) 2가지로 나눠볼 수 있습니다.

폐는 이산화탄소를 내보내고 산소를 공급해 몸에서 풀무와 같은 역할을 합니다. 한의학에서는 폐가 약해지면 전신에 기(氣)를 잘 전달할 수 없어서 기가 치밀어 오른다고 보았습니다. 구체적인 증상으로는 감기 끝 무렵에 가래가 없는 마른기침을 하거나, 낮보다는 밤에 기침을 많이 합니다. 더 심해지면 숨이 차고, 땀이나 대소변에 변화가 생기며, 피부가 건조해지고, 피가 섞인 가래를 토하기도 하며, 오후나 저녁시간에 심한 피로감을 느끼게 됩니다. 이때에는 인삼, 맥문동, 오미자, 숙지황 등의 약을 체질에 맞게 사용하여 약해진 폐를 도와주어야 합니다.

우리 몸의 어딘가가 막혀서 내려가지 못하는 경우는 대개 위장이나 장(腸)이 약해졌다는 것입니다. 위장에서 소화가 덜 되어서 역류성 식도염처럼 위액이 식도를 자극하거나, 장운동이 느려져서 대변을 시원하게 보기 힘든 것이 기침의 원인이 됩니다. 입맛이 없어서 식사량이 줄고, 과자 같은 단 것이 당기고, 배에 가스가 차면서 기침을 한다면 의심해보아야 합니다. 이때에는 지실, 백출, 산사, 신곡 등의 약을 막혀 있는 부위에 맞게 사용해 위장과 장 기능을 높여야 합니다.

감기는 별 것 아닌 듯 보이지만 모든 큰 병의 시작이 됩니다. 감기처럼 작은 병일수록 자연의 순리를 따라서 관리하고 치료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명심하셔서 늘 건강하시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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