짭짤한 도매법인, 수익 환원은?

당기순이익 역대 최고수준 전망
“산지 환원 늘려야” 여론 확산
농민단체 편중지원 지적도

  • 입력 2017.01.21 22:39
  • 수정 2017.01.21 22:41
  • 기자명 권순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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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

가락시장 6개 청과도매법인의 2016년 당기순이익이 전년대비 대폭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거래물량은 2015년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조금 줄어들었지만 배추
·무를 비롯한 일부 채소류를 중심으로 거래단가가 상승한 것이 요인이다.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사장 박현출)의 잠정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도매법인별 총 거래액은 전년대비 100억~540억원까지 늘어났으며 특수품목(무·배추 등)을 취급하는 ㈜대아청과의 경우엔 무려 1,408억원이 늘어났다<표>.

도매법인은 거래액에서 일정비율의 상장수수료를 취하는 명료한 수익구조를 갖고 있다. 가락시장 상장수수료 4%를 총 거래액에 적용해 보면 도매법인별 수익 증가분은 대체로 10억원 안팎, 대아청과는 56억원이 된다. 이례적이라 할 정도의 수익 상승으로, 가락시장 도매법인 사상 최고수준의 당기순이익을 기대할 만한 상황이다.

문제는 도매법인 수익 증가가 대부분 자체적 노력보다 농산물 작황이나 수급상황 등 외부적 요소에 기인한다는 점이다. 그러다 보니 공영도매시장 도매법인으로서의 수익 환원에 대한 당위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지난해 채소값이 좋았다 하지만 수혜 농민들은 일부에 불과하며 최근 가락시장 물류효율화와 맞물려 산지에선 특히 막대한 비용부담에 직면해 있는 실정이다.

도매법인들은 영업관리 차원에서 지역의 몇몇 작목반·연합회를 지원하고 있지만 액수는 건당 100만~200만원 정도다. 올해 무·양파 등의 팰릿출하와 관련해 산지지원을 분담한다지만 지원에 다소 소극적이라는 지적이 있다. 도매법인 외부에선 이보다 한층 폭넓고 적극적인 환원을 기대하고 있다. 한 시장 관계자는 “도매법인들은 공영도매시장 안에서 사실상 경쟁요인 없이 안정적인 수익을 올리고 있다. 더욱이 자신들이 노력한 성과도 아니고 농산물 수급상황으로 인해 엄청난 수익을 올렸으면 산지 지원을 전폭적으로 늘리는 것이 옳다”고 말했다.

가락시장 청과도매법인들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큰 폭으로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지난 13일 가락시장 경매장 모습.

한편 도매법인의 농민단체 후원에 대해선 후원 대상을 다양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가 지난해 11월 서울시 행정사무감사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가락시장 4개 민간도매법인(한국청과 제외)들의 지난해 기부금 규모는 법인별 1억2,000만원 수준이며 이 가운데 약 1,500만원씩을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회장 김지식, 한농연)에 기부했다. 경영형태가 비교적 자유로운 한국청과는 2억7,200만원의 기부금 중 약 6,200만원을 한농연에 기부했다. 5개 법인 모두 주요 기부처는 희망나눔마켓 등 사회복지단체고 농민단체 기부는 한농연이 유일했다. 한농연이 한 해 동안 5개 법인으로부터 후원받은 금액은 총 1억2,000만원 이상이다.

일각에선 △도매법인들이 여러 농민단체 중 유독 한농연만을 지원한 점 △법인별 후원금액이 서로 비슷한 점 △한농연과 도매법인이 시장 내에서 이해 표명을 같이 하는 점 등을 들어 곱지 않은 시각을 보내고 있다. 이에 도매법인 관계자는 “다른 농민단체에도 행사 등에 몇백만원씩 지원을 하고 있다. 다만 영수증 처리가 되는 곳이 한농연 뿐이라 서류상 그렇게 나타난 것”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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