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어두운 농업전망, 대선농사가 희망 줄까

  • 입력 2017.01.20 11:27
  • 기자명 한국농정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올해도 어김없이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2017년 농업전망을 발표했다. 대내외적인 환경이 여전히 어려울 것으로 예상하는 발표를 본 농민의 마음은 무겁기만 할 듯하다.

경제성장률, 민간소비지출, 실업률, 소비자물가 등과 같은 거시경제 전망이 작년보다 더 나빠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농업부문은 더욱 더 어려워진 것으로 전망됐다. 세계경제의 불황으로 2016년 전체 수출 및 수입액은 전년에 비해 각각 6.2%, 7.5% 감소했지만 동시다발적인 자유무역협정(FTA)으로 인해 농식품 수입은 오히려 2.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뿐만 아니라 향후 10년간 농식품 수입이 연평균 약 2.6%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농식품 수출도 증가하기는 하지만 농식품 분야의 무역수지는 지난해 180.6억 달러에서 10년 후에는 237.6억 달러로 적자폭이 크게 확대될 것으로 예상됐다.

이번 농업전망 발표에 의하면 2016년 농업총생산액은 약 42.9조 원으로 전년에 비해 3.6% 감소한 것으로 추정됐는데, 그 주요 원인은 쌀값 폭락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향후 10년간 농가교역조건이 지속적으로 악화될 것으로 예상됐는데, 이는 결국 농가경제와 삶의 질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다. 게다가 10년 후에는 곡물자급률도 지금보다 약 8.4% 하락하고, 도시와 농촌의 소득격차도 계속 확대돼 10년 후에는 농가소득이 도시근로자가구소득의 약 50% 정도에 불과할 것으로 전망됐다.

전체적으로 볼 때 이번 농업전망이 시사하는 핵심은 우리의 농업과 농촌이 지속가능하지 않다는 강력한 신호에 있다. 수출만이 살 길이라는 구호를 쫓아 농산물 시장개방과 농업구조조정을 농업정책의 기조로 삼았기 때문에 벌어진 암담한 결과이다. 앞으로도 계속 지금처럼 농산물 시장을 더 개방하고 소수 정예농가 위주로 구조조정을 벌일 것인지, 아니면 식량주권과 다원적 기능 그리고 지속가능성을 위한 새로운 농업정책으로 전환할 것인지에 대해 선택을 해야만 한다.

마침 올해는 대선이 있다. 한국 사회의 특성상 농업정책의 방향전환과 농업예산의 전면개편은 대통령을 통하지 않고서는 불가능하다. 과거의 적폐를 청산하는 사회적 과제에는 신자유주의 개방농정 철폐를 비롯해 농민을 살리는 정책전환도 당연히 포함돼야 한다. 그래야만 대선이 농민에게 한 가닥 희망을 줄 수 있다.

저작권자 © 한국농정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