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청과법인 수익 농민에게 환원하라

  • 입력 2017.01.20 11:27
  • 기자명 한국농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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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우리농업이 당면한 핵심적 문제는 농산물 개방과 기후변화이다. 물밀 듯 들어오는 수입농산물로 농민들은 마땅히 지어먹을 농사가 없다고 한탄하고 있다. 한편으로는 기후변화로 인한 이상기후로 인해 예측하지 못한 자연재해가 끊임없이 농민들을 괴롭히고 있다. 그러다 보니 안정된 농사를 지으면서 생활을 꾸려나가기가 난망한 상황에 이르렀다. 누구하나 한 해 농사를 지어 재미를 봤다는 농민들이 없다.

농민의 사정이 이러한데 우리나라 최고의 농산물 도매시장인 가락시장은 2016년 매출이 급격히 증가했다. 거래물량은 2015년에 비해 다소 감소했지만 배추·무를 비롯한 일부 채소류의 거래단가가 상승한 것이 요인이라고 한다. 이로 인해 청과도매법인들의 수익은 적게는 10억원에서 많게는 50여억원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한다. 문제는 급증한 수익이 청과도매법인의 노력에 의한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순전히 농산물 작황이나 수급상황에 의해 거래액이 증가했고, 거래액에 일정한 요율(4%)의 상장수수료를 징수하는 구조에서 거래액 증가가 곧 청과도매법인의 수익증가로 귀결 된 것이다.

지난해 채소가격이 좋았다지만 그 수혜는 일부 농민만 받았을 뿐이다. 농산물 가격이 상승 했다는 것은 작황부진을 전제로 한다. 대다수는 작황부진으로 수입은 줄고 오히려 영농비용이 증가했다. 그래서 청과도매법인 수익의 상당부분을 출하자 농민들에게 환원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는 것이다.

최근 농민들은 가락시장의 물류 효율화를 따라가기 위해 막대한 비용을 부담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출하농민들의 비용부담 증가에 따른 청과도매법인의 지원은 미미할 따름이다. 현재 청과도매법인들이 일부 작목반·연합회를 지원하고 있다지만 지원액수가 적을 뿐 아니라 무·양파 등의 팰릿출하와 관련한 산지지원에도 소극적이라는 지적이 있다.

청과도매법인이 도매시장 내에서 안정적인 수익을 보장받고 있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농산물 유통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의 분담에는 인색하다. 청과도매법인들이 보다 과감한 출하자 지원에 나서 상생의 기반을 마련할 것을 촉구한다. 더불어 농림축산식품부와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는 가락시장 내의 청과도매법인 독점 체제를 해소하고 경쟁을 통해 출하 농민들의 이익이 극대화 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에 적극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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