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농업] 북의 식량사정, 올해 더 나아진다

  • 입력 2017.01.12 20:23
  • 수정 2017.01.12 20:24
  • 기자명 장경호 농업농민정책연구소 녀름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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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경호 농업농민정책연구소 녀름 소장 건국대 경영경제학부 겸임교수

올해 북측의 식량사정은 전년보다 더 나아질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신년사 전반부에 2016년의 주요 성과 가운데 하나로 “농업생산에서 통장훈을 부를 수 있는 성과”를 거론했는데, 이로 미루어 작년 농업 및 식량생산 분야에서 나름의 성과를 거두었을 뿐만 아니라 앞으로의 예상에서도 상당한 자신감을 나타낸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올해 북측의 식량사정에 대한 외부의 평가도 비슷한 맥락이다. 농촌진흥청은 2016년 북측의 곡물생산이 전년에 비해 약 7% 증가한 것으로 추정한 결과를 발표한 바 있고, 유엔국제식량농업기구(FAO)는 북측 쌀 생산량을 약 240만 톤으로 추정 발표했는데, 이는 전년 대비 증가율 약 12.5%로 30만 톤정도 생산량이 증가했다는 것이다. 구체적인 수치의 차이는 있지만 대체로 식량생산이 증가했다 점은 외부에서도 공통적으로 인정하고 있다. 이런 점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올해 북측의 식량사정은 작년보다 더 나아질 것으로 전망할 수 있다.

현재 북측은 5년 이내에 식량자급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밝히면서 국가적 노력을 집중하고 있다. 작년에 열린 제7차 당대회에서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을 채택했는데, 이것이 향후 5년 동안 국가경제 운영에서 중추를 이룰 것이다. 올해 신년사에서도 경제부문에서는 이 5개년 전략이 가장 중요하게 언급됐다. 주목할 점은 5개년 전략의 핵심과제의 하나로 식량자급 달성을 포함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향후 5년 이내에 식량자급을 달성하겠다는 국가적 의지의 전망을 드러낸 것이라 할 수 있다.

신년사의 내용을 볼 때 올해 북측은 ‘종자와 농법’ 그리고 ‘두벌농사와 농기계’에 정책의 초점을 맞출 것으로 예상된다. 신년사는 작년에 우량종자와 다수확 품종 개발에서 괄목할만한 성과를 거두었다고 평가하면서 올해는 이러한 종자의 보급을 확대하는 동시에 새 종자에 적합한 농법도 보급해 농업생산을 증가시켜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또한 두벌농사(이모작) 면적을 늘리고 농기계의 개발 및 보급에도 집중할 것도 강조했다. 제한된 농지규모를 갖고 식량생산을 늘리기 위해서는 이모작을 확대해 토지이용률과 토지생산성을 높이는데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모작을 확대하려면 가을철 앞그루(전작, 前作) 작물의 수확 이후 뒷그루(후작, 後作) 작물의 파종시기를 충분하게 확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앞그루 작물의 수확에 필요한 농기계의 개발 및 보급이 수반돼야 하는데, 신년사는 바로 이 부분을 강조한 것이라 볼 수 있다.

과거 식량부족이 심각할 때는 신년사에서 주로 곡물에 관한 정책기조만을 언급했지만 최근 몇 년 사이 곡물 외에 축산, 채소(남새), 버섯, 특작 등 다양한 작목들도 고르게 강조하는 변화를 보이고 있다. 이는 곡물생산 부문에서 성과를 거뒀기 때문에 먹거리의 양적 물량뿐만 아니라 질적 다양성도 점차 반영하기 시작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부분에서도 식량사정이 좋아진 북측의 상황이 반영된다고 이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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