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꽃이 피었습니다] 친구에게

  • 입력 2017.01.06 10:22
  • 수정 2017.01.17 09:08
  • 기자명 한국농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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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규림 (85, 전남 강진군 군동면 생동마을)

생동에 사는 둘도 없는 친구네.

요새는 어떻게 지내고 있는가 궁금하네. 전화가 있지만 쉽게 안 해지네. 우리 사이가 이렇게 될 줄 몰랐네. 이 세상 끝날 때까지 모르는 것은 서로 가르쳐주고 오순도순 전화하고 웃고 지내려고 했던 친군데 자네가 말을 너무 서운하게 해서 나는 그때부터 멀어졌네. 나는 자네를 내가 알고 있는 데까지 도와주려고 했었는데 너무 내 말을 곧이 안 들어서 그런 병을 얻었네. 이 병 오기 전부터 나는 알고 있었네. 미리 예방을 하라고 했지만 내 말을 무시하더니 너무 안타깝게 되었네. 몇 년 전에 지내온 일을 생각해보니 자네나 자네 아들이나 나에게 잘했던 것이 생각나서 내 자존심도 버리고 너그러운 마음으로 이 글을 썼네. 우리가 살날이 얼마 남지 않아 이 세상 다 할 때까지 아주 가깝게 살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네.

이 편지는 방학 숙제네. 그런데 나는 자네에게 쓰고 싶었네.

몸조심하고 답을 기다리네.

생동 친구가.

한글을 배우는 농민어르신들의 손편지, 그림, 시 등 소소하지만 감동있는 작품을 ‘한글꽃이 피었습니다’에서 소개합니다. 게재를 원하는 농민이나 관련단체는 신문사 메일 kplnews@hanmail.net으로 연락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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