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벗따라 생활건강] 건강보험 한약에 대하여

  • 입력 2017.01.01 20:20
  • 수정 2017.01.04 20:16
  • 기자명 최정원 전남 강진군보건소 공중보건한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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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원 전남 강진군보건소 공중보건한의사

어제는 크리스마스였습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병신년(丙申年)이 끝나가고, 새로운 한 해를 맞이하기 위한 준비 기간이었죠. 저도 24일 크리스마스이브 날 모처럼 마음을 놓고 맛있는 음식과 술을 잔뜩 먹었습니다.

다음날 아니나 다를까 속이 더부룩하고 머리가 아프기 시작했지요. 저는 곧바로 보험한약 평위산(平胃散)을 두어 개 먹고, 물을 많이 마셨습니다. 잠시 후 속도 편해지고 두통도 가셨습니다. 평위산은 창출, 후박, 진피, 감초 네 가지로 이뤄진 한약재입니다. 갑자기 체했을 때, 과식했을 때, 과음했을 때 먹으면 효과가 빠르게 나타납니다. 제가 먹은 그 약은 가루약입니다. 그것도 국가의 보험을 적용받는 저렴한 한약입니다.

한의원에서 건강보험의 적용을 받는 분야는 의외로 많습니다. 침 치료는 기본이고요. 뜸, 부항 등도 보험의 적용을 받아 저렴하게 이용이 가능합니다. 한약은 무려 56종이 보험의 적용을 받습니다. 물론 의원에서 처방받는 양약에 비해서 그 종류가 턱없이 부족하지만, 그래도 많은 종류가 등록돼 있고, 저렴하게 이용 가능합니다. 오늘은 한의사로서 제가 많이 복용하는 상비 보험약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우선 감기약. 한방 감기약은 종류가 많습니다. 환자의 체질, 증상의 정도와 종류에 따라 다양합니다. 으슬으슬 춥고 몸살감기엔 구미강활탕(九味羌活湯), 어깨 결림을 동반할 땐 갈근탕(葛根湯), 기운이 없고 기침을 할 때 삼소음(蔘蘇飮), 맑은 콧물이 훌쩍훌쩍 나올 때 소청룡탕(小靑龍湯), 중이염과 목감기 등 염증이 심할 때 형개연교탕(荊芥連翹湯) 등 증상에 맞게 다양한 약을 먹어야 효과가 제대로 납니다.

다음은 통증. 자다가 쥐가 나는 어르신들이 많습니다. 혈액순환이 잘 되지 않고, 근육이 굳어 일시적으로 근수축이 일어나지요. 그럴 때는 작약감초탕(芍藥甘草湯) 만한 것이 없습니다. 등산을 갔을 때 쥐가 갑자기 났을 때도 응급처치 후 복용하면 호전이 빠릅니다. 급성으로 허리가 삐었을 때에도 뼈나 인대 등 다른 이상 외에 근육통으로 인한 경우에도 역시 효과적입니다.

소화기 질환에 대해서도 알아보겠습니다. 과음, 과식 등 소화기에 부담이 있을 경우는 기본적으로 평위산을 사용합니다. 제가 제일 선호하는 보험한약입니다. 까스활명수에도 평위산의 한약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속이 쓰리고 구역질이 나는 등 역류성 식도염 증상에는 반하사심탕(半夏瀉心湯)을 사용합니다. 속이 차고 항상 소화가 잘 안 되는 경우는 이중탕(理中湯) 등의 따뜻한 한약을 씁니다.

최근에는 가루약 외에 먹기 쉬운 짜먹는 한약, 알약 형태의 한약도 속속 등장하고 있습니다. 아직 그 종류가 많지는 않지만 점점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가벼운 질환에는 가까운 단골 한의원에서 보험한약을 이용해보세요. 저렴하고 효과도 빠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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