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사설] 새해 희망을 만들자
[신년사설] 새해 희망을 만들자
  • 한국농정
  • 승인 2016.12.31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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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새해가 밝아왔다.

1월은 다시 농사를 시작하는 때이다. 지난해 아쉬움을 딛고 ‘올해는 잘되겠지’하는 기대를 갖고 농사를 준비하는 것이 예나 지금이나 새해를 맞는 농민들의 심정이다.

2017년 새해는 연초마다 의례적으로 갖는 ‘희망’의 새해가 아니다. 올해는 구체적이고도 실현 가능한 희망을 꿈꿀 수 있게 됐다. 길게는 수천 년 동안 민족의 식량을 지켜왔고, 짧게는 수십 년 동안 개방농정에 싸워온 정당한 대가를 이제야 찾을 호기가 왔다.

2015년 11월 14일 노동자·농민·청년·학생·빈민들이 박근혜정부의 불통, 무능, 무책임에 대항해 총궐기를 했다. 그러나 정부는 항상 그래왔듯 공권력을 동원해 민중들의 요구를 억눌렀다. 결국 살인무기와 다름없는 물대포로 조준 사격해 칠순의 농민을 죽음에 이르게 했다. 정부는 국민들의 정당한 요구를 폭력집회로 몰아가며 공권력의 폭력을 정당화 하려했다. 이것이 결국 박근혜정부가 몰락하는 전주곡이라는 것을 그들은 깨닫지 못했다. 그 조짐은 4·13 총선에서 나타났다. 새누리당이 180석, 200석을 호언할 정도로 오만과 독선에 취해있을 때 민심은 여소야대로 심판했다. 국민들은 이미 박근혜정부의 본질을 꿰뚫고 있었던 것이다. 그럼에도 정부는 전혀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쌀값이 폭락해 농업의 근간이 흔들리고 있어도 근본적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농사짓고 살게 해 달라는 한 농민의 외침은 공권력의 폭력에 살해됐지만 사과는커녕 인간적으로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패륜적 행태로 일관했다. 결국 경찰의 물대포에 살해된 백남기 농민의 장례식 날이 곧 박근혜정부 퇴진의 출발점이 됐다. 그로부터 34일 뒤 국회는 박근혜 대통령 탄핵안을 의결했다. 사필귀정이다. 그날은 ‘농민의 길’이 주도한 전봉준투쟁단 트랙터가 전남 해남과 경남 진주에서 출발한지 24일 만에 여의도에 입성한 날이다. 국민들은 전봉준투쟁단의 트랙터에 열광했다. 묵은 농토를 갈아엎고 새 땅을 만들 듯 썩은 세상을 갈아엎고 새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는 국민들의 간절한 여망을 트랙터가 해줄 것이라 믿었기 때문이다.

이제는 새로운 권력의 출범을 준비해야 할 시기다. 대통령선거가 예정된 일정보다 빨라질 전망이다. 정권을 무너뜨린 국민들의 힘이 여기서 멈춰선 결코 안 된다. 이제 겨우 새로운 세상, 밝은 세상 그리고 국민 모두가 행복한 세상을 만드는 출발점에 섰다. 대선의 시기가 되면 각계에서 새로운 정책을 쏟아내며 변화와 혁신을 이야기 한다. 지금은 통상적 대선의 시기와는 차원이 다르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국민들의 요구가 권력을 무너뜨릴 정도로 고조된 때이고, 정치가 국민들의 요구를 수렴하지 않을 수 없는 시국이기 때문이다.

달리 말하면 우리 농민들의 오래된 기대와 바람을 하나로 모아 관철시킬 수 있는 시기이기도 하다. 농민들의 요구는 사실 단순명료하다. 맘 편히 농사짓고 살게 해달라는 것이다. 이러한 순박한 요구가 죽음으로 돌아오는 엄혹한 세상을 살아냈다.

민족의 식량인 쌀을 지켜야 한다. 30년 수준으로 떨어진 쌀값을 정상으로 돌려놔야 한다. 쌀은 우리 농업의 근간이며 농민 소득의 근간이기 때문이다. 아울러 안정된 가격과 소득이 보장되는 농업이 돼야 한다. 농민들이 긍지와 자부심을 갖고 농사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하루빨리 정착시켜야 농업이 지속가능하다. 이는 곧 안전한 농산물을 생산해 국민들에게 안정적으로 먹을거리를 공급하는 토대가 된다.

이번에야말로 농정 패러다임의 일대 전환기다. 지난 30년간 실패가 입증된 개방농정, 신자유주의 농정을 갈아엎어야 한다. 생산주의 농정을 혁파해야 한다. 중앙집권적 농정을 종식시켜야 한다. 그리고 그 자리에 농업의 가치를 인정하는 농정, 농민들 삶이 보장되는 농정, 농민이 주체가 되는 농정의 씨앗을 뿌려야 한다.

농업에 대한 국가의 책임이 강화된 나라, 연대와 협동으로 공동체 문화가 복원된 농촌, 생태와 환경이 보전된 농업, 소득이 보장돼 농업의 지속가능성으로 농민들이 희망을 가질 수 있는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 무엇보다 농업의 다원적가치를 인정하는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 이것이 2017년 우리에게 주어진 절체절명의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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