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상승, 농산물 탓은 그만

농축산물 구매비중 ‘6.6%’
“농산물보다 통신요금이 부담”

  • 입력 2016.12.30 22:25
  • 수정 2017.01.01 20:09
  • 기자명 권순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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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

가계 소비지출에서 농축산물 구매비중이 낮아짐에 따라 농축산물이 소비자물가에 미치는 영향도 작아지고 있다. 실제로 농축산물의 소비자물가 영향력이 커피나 휴대전화요금보다 훨씬 미미하다는 분석결과가 나왔다.

지난해 말 한국농촌경제연구원(원장 김창길) 분석결과에 따르면 2015년 가계 소비지출 총액 중 농축산물 구매비중은 6.6%(농산물 4.2%, 축산물 2.4%)였다. 축산물 구매비중이 증가세에 있지만 농축산물 전체 구매비중은 2000년 이래 꾸준한 감소 추세에 있다.

농축산물을 세부품목으로 나눠서 보면 품목당 평균 구매비중이 0.12%다. 휴대전화요금(3.83%), 외식용 커피(0.48%)는 물론 교육비(0.49%)나 의류비(0.2%)보다도 낮다. 이는 소비자물가 상승에 농축산물 한 가지 품목이 기여하는 바가 상대적으로 크지 않다는 뜻이다.

번번이 물가상승의 주범으로 꼽히는 농산물 가격이지만 사실은 다른 품목들에 비해 물가 영향력이 미미하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한승호 기자

농경연은 좀더 구체적으로 모든 품목의 가격이 50% 상승한다고 가정했을 때의 품목별 물가상승 기여도를 수치화했다. 이에 따르면 올해 가격상승으로 여론의 집중포화를 받았던 배추의 기여도는 0.06%p에 불과하다. 외식용 커피 기여도(0.24%p)의 4분의1이며 휴대전화요금(1.92%p)와 비교하면 32분의1 수준이다.

농산물에 단기간 가격변동이 잦은 특성이 있지만 소비자물가에의 영향은 제한적이며 여타 품목의 거시적 가격변동이 결정적인 영향을 끼친다고 볼 수 있다. 가구당 월평균 배추 구매액은 3,300원, 휴대전화요금은 10만5,325원으로, 휴대전화요금이 10%(1만533원)만 올라가도 배추가격이 세 배 이상 폭등하는 것과 같은 효과가 발생한다.

구입시기 등을 감안하지 않은 조사이기 때문에 실제 체감물가는 다소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 그러나 농경연이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91%의 소비자가 휴대전화요금 인상에서, 61%의 소비자가 배추가격 인상에서 부담을 느낀다고 답해 실제 농산물 가격보다 휴대전화요금에 민감해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편 동 설문조사 결과 농축산물 가격 상승 시 가구별 농축산물 구입액엔 큰 변화가 없는 것으로 나타나 소비자들이 지출액은 유지한 채 구입 물량을 줄이는 것으로 해석된다. 배추의 경우엔 응답자의 15.3%가 “가격이 상승하면 구매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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