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벗 따라 생활건강] 꼴뚜기 이야기
[길벗 따라 생활건강] 꼴뚜기 이야기
  • 나현균 한의사 김제더불어사는협동조합 대표
  • 승인 2016.12.28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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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현균 한의사 김제더불어사는협동조합 대표

어릴적 김제 심포벌이 살아 숨쉬며 풍부한 해산물들이 넘쳐날 때에 꼴뚜기는 그야말로 ‘어물전 망신은 꼴뚜기가 시킨다’던 속담대로 쳐다보지도 않던 생선이었습니다. 요즘이라면 제철에조차 맛보기 힘든 주꾸미도 당시에는 제철이 되면 오히려 오징어보다도 값이 저렴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전통시장 어물전에서 주꾸미 두세 꾸러미 정도 사다가 살짝 데쳐 온 가족이 둘러 앉아 초고추장에 찍어 먹으면 그 부드럽고 쫄깃한 맛이 새콤달콤한 초고추장 맛과 어울어지며 온가족의 얼굴에 웃음꽃을 선사하던 때가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아 있었습니다. 이렇듯 저렴한 비용으로 서민들의 건강을 지켜주었던 보물들이, 지금은 새만금 물막이공사로 천혜의 갯벌과 함께 사라져 버렸으니 그 진한 아쉬움을 어디에 하소연해야 할런지…

그처럼 서민의 벗이 돼 주었던 주꾸미가 이제는 어획량도 줄어든 데다가 몸에 좋다는 홍보가 너무 과장되어서 인지 제철에 제대로 된 주꾸미 한 번 먹으려면 부르는게 값일 정도가 됐습니다. 하지만 너무 절망하지는 맙시다. 

우리에겐 아직도 우리의 희망 꼴뚜기가 버티고 있으니까요. 예로부터 ‘못난 자식이 부모 모시고 등굽은 나무가 선산을 지킨다’고 했습니다. 어물전 망신이라 천대받던 꼴뚜기가 알고 보면 서민들의 건강을 지켜주는 효자역할을 톡톡히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먼저 주꾸미와 꼴뚜기는 같은 두족강에 속하는 연체동물이지만 주꾸미는 다리(사실은 다리가 아니라 입주변에 있는 촉수)가 8개인 팔목과에 속하고 꼴뚜기는 다리가 10개인 십목과에 속합니다. 따라서 다리가 8개인 문어와 낙지는 주꾸미의 사촌들이고, 다리가 10개인 오징어와 한치는 꼴뚜기의 사촌들이라 보면 됩니다. 

주꾸미가 좋다고 사람들이 가장 내세우는 것은 바로 주꾸미에 풍부한 타우린때문입니다. 타우린은 제일 먼저 간의 해독작용을 도와 우리 몸의 피로를 회복시키는 기능이 뛰어 납니다. 이 타우린 성분은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데도 도움을 주며 콜레스테롤 계통의 담석을 용해시키는 역할도 합니다. 또한 타우린은 빈혈을 예방하고 부정맥을 개선하는 등 심혈관질환을 개선하며 뇌 기능 활성화에도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이러한 타우린이 주꾸미에는 100g당 약 1300mg정도를 함유하고 있어 이는 낙지(600~800mg), 꼴뚜기(700~800mg), 오징어(300~800mg)등 보다는 두 배 정도 많다고 할 수 있는 양입니다.

그러나 굳이 주꾸미를 먹지 않아도 꼴뚜기에 함유되어 있는 정도의 타우린이라면 일반 육류에 비해 열 배 이상 함유되어 있어 우리 몸에 필요한 정도는 충분히 공급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지나친 광고에 의지하여 굳이 비싼 어떤 것을 고집하기 보다는 그때 그때의 상황에 따라 주꾸미든 꼴뚜기든 아니면 낙지든 오징어든 적절한 것을 구입해 드셔도 비슷한 효과를 보실 것입니다. 

꼴뚜기의 장점을 들라하면 제일 먼저 그 부드러운 질과 맛에 있습니다. 따라서 소화기능이 약한 어린이나 노인들에겐 소화흡수가 잘 되니 더 없이 좋은 보양식이 될 것입니다. 

콜레스테롤 때문에 오징어 먹기를 꺼린다면 오징어에 풍부한 타우린이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 역할을 한다는 것을 기억하십시요. 콜레스테롤은 과하지 않다면 우리 몸에 좋은 역할을 하는 필수 영양소이기도 합니다. 

낙지는 한의학적으로 익기양혈(益氣養血-기운을 돋구고 혈액을 보충)하고 허리와 사지를 튼튼하게(健腰脚)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문어는 한방에서는 약용으로 사용되며 배가 아플 때 마른 문어를 삶아 먹으면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또 오징어나 주꾸미 등의 먹물 속에는 뮤코다당류와 암세포 증식을 억제하는 항종양 활성성분인 일렉신이 함유돼 있어 항암효과는 물론 위액분비를 촉진시켜고 세포를 활성화시켜 소화를 증진 시킵니다. 

비슷한 것 같으면서도 서로 다른 두족강 연체어류들을 그 쓰임새에 따라 적절히 활용하되 어느 하나가 절대적으로 좋은 것은 아닙니다. 추운 겨울 쉬시지도 못하고 아스팔트농사에 여념이 없으신 농부님들! 힘내시길 빌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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