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퇴진 선봉장이 된 전봉준의 후예

2016년 농민들 1년간의 기록 ... 헌신적 투쟁으로 국민적 지지 이끌어

  • 입력 2016.12.24 18:33
  • 수정 2016.12.24 18:57
  • 기자명 박경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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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박경철 기자]

지난 2월 11일 전남 보성군 보성역 앞 광장에서 열린 ‘국가폭력 책임자 처벌, 민주주의 회복, 백남기 농민 쾌유 기원 도보순례 출정 기자회견’을 마친 도보순례단원들이 국도를 따라 행진을 하고 있다. 한승호 기자

지난 1년간 정국의 중심엔 어김없이 농민이 등장했다.

2015년 11월 민중총궐기에서 발생한 백남기 농민 사건, 농민들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봄부터 전국 도보행진으로 들불을 일궜다. 여성농민들은 한여름 더위도 아랑곳없이 백남기 농민 국정조사를 촉구하며 단식에 돌입했고, 이어 농민단체 대표자들은 삭발도 마다하지 않았다. 비상식이 상식이 된 사회에서 이를 거부하는 농민들의 끈질긴 투쟁에 국민들이 박수를 보낸 것도 그래서다. 백남기 농민 운명 이후 벌어진 부검 반대 투쟁에 국민들이 두 팔을 걷고 나선 이유이기도 하다.

압권은 박근혜 퇴진을 촉구하며 영화의 한 장면을 재현한 듯 국도를 타고 올라온 ‘전봉준투쟁단’의 트랙터 행진이다. 국민들은 답답한 가슴속을 뚫어주는 속 시원한 투쟁에 환호했고, 농민들의 헌신적인 투쟁은 200만 촛불 혁명을 촉발시킨 주요 도화선이 됐다.

이런 상황을 반영한 듯 박형대 전국농민회총연맹 정책위원장은 전농의 주요 투쟁으로 1년간 지속된 백남기 농민 투쟁과 함께 전봉준투쟁단 등 박근혜 퇴진 투쟁, 쌀값 폭락 대책 촉구 투쟁, LG 대기업 농업진출 저지 투쟁을 꼽았다.

박 정책위원장은 “올해는 농민들이 뜨겁게 싸웠던 한 해였다”라며 “백남기 농민 투쟁과 전봉준투쟁단 과정에서 볼 수 있듯 농민들은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자신감과 반드시 해야 한다는 간절함으로 나섰고, 국민에 큰 감동을 줬다. 전농 역사에 있어본 적 없는 국민적 지지와 격려를 받았던 한 해였다”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농민들의 헌신적 투쟁은 많은 국민에 깊은 울림을 남기는 한편 농업농촌농민 문제에 대한 사회적 관심도 어느 때보다 고조시켰다. 

하지만 백남기 농민 사망에 대한 사과나 책임이 여전히 이뤄지지 않은 부문과 농민의 목소리가 농정에 반영되지 않는 현실은 과제로 남았다. 박 정책위원장은 이와 관련 “수입쌀 문제 등 기존 농정, 적폐가 그대로인 상황에서 내년은 대선과 맞물려 있어 직불금, 농민수당, 식량자급률, 농산물 가격 정책 등을 바로잡는 계기로 만들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박 정책위원장은 “농정현실에 농민의 목소리를 반영하는 것은 우리사회와 권력구조를 바꾸는 일로 간단한 문제가 아니라 노력과 헌신이 더 필요한 일”이라며 “이제 시작으로 농민이 잘 사는 사회를 만드는 일을 완수 할 때까지 멈추지 말고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2016년 농민 주요 투쟁 

△ 백남기 농민 사태 해결 촉구 도보순례(2월 11일~27일)

△ 백남기 농민 보성 생명과 평화의 밀밭 걷기 및 문화제(5월 14일)

△ 밥쌀 수입 중단 촉구 기자회견(6월 7일)

△ ‘백남기대책위’ 청문회 촉구 기자회견(7월 28일)

△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백남기 청문회 촉구 단식 돌입(8월 18일)

△ 백남기 농민 사태 해결 촉구 더불어민주당 기습 점거(8월 25일)

△ ‘쌀값 대폭락 해결, 박근혜 정권 퇴진’ 전국농민대회(9월 22일)

△ 백남기 농민 운명(9월 25일)

△ 국가폭력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 살인 정권 규탄 백남기농민 추모대회(10월 1일)

△ 백남기 농민 투쟁본부 대표단 부검 저지 삭발·단식 농성(10월 24일)

△ 백남기 농민 민주사회장 영결식(11월 5일)

△ 전국농민대회, 2016 민중총궐기(11월 12일)

△ 전봉준투쟁단 1차 트랙터 행진(11월 15일)

△ 전봉준투쟁단 2차 투쟁 출정식(12월 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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