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의 힘’으로 버텨낸 2016년

“생강 농사 첫해에 경기도 최다 수확” 자부심

  • 입력 2016.12.16 16:57
  • 수정 2016.12.16 17:03
  • 기자명 강선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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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강선일 기자]
경기도 양평군에서 친환경 채소 농사를 짓는 심상진(66)씨. 그는 당근, 양파, 생강, 감자 등을 유기농법으로 짓는다. 소량이나마 쌀농사도 병행한다.

올해는 봄철 감자 농사부터 쉽지 않았다. 3~6월 동안 감자 농사를 짓는데, 예전에 비해 연작으로 인한 지력(地力) 감소 때문인지 감자의 수확량이 줄었다. 예전엔 전체 경작지에서 25~30상자 나오던 게 올해는 20상자까지 줄었다. 게다가 수확한 감자의 무게도 300~400g 나가던 게 200g밖에 안 나가니 소득도 줄어들었다.

심씨는 “양평군청에 감자 소출을 늘릴 수 있는 유기질 비료 공급을 요청했다. 이에 군에서 퇴비 시설을 마련했는데, 마을에서 항의해서 시설이 폐쇄됐다”고 말했다. 양평군 차원의 지원도 점점 줄고 있다. 예산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예전엔 농사비용의 80%를 관에서 지원해 줬는데 지금은 50% 수준으로 줄었다. 그래도 이게 어디냐 싶다.”

그래서 봄에 감자만으론 안정적인 생활이 어렵다 보니 생강 농사를 지었다. 다행히도 올해 생강 농사는 성공적이었다. 열심히 생강 재배 관련 교육을 받으러 다닌 덕인지, 경기도 전역에서 1평당 생강 수확량이 가장 많았다고 한다. 다른 농가들은 3~4kg 수확했는데 심씨는 7kg까지 수확했다. “교육의 힘이었다”고 심씨는 소감을 밝혔다.

“심지어 한국생강생산자연합회 관계자를 만나 교육을 받기까지 할 정도였다. 교육 받은 대로 1주일에 물 2회씩 잘 준 결과, 심은 생강 씨앗의 98%가 발아했다. 다른 농민들은 생강 씨앗에 물을 너무 많이 줘 과한 습기로 생강 농사를 망친 경우가 잦았다고 한다.”

그렇게 봄이 지나고 여름이 왔다. 다음 난관은 당근 농사다. 당근 농사는 7월말 가장 더울 때 시작한다. 심씨는 “당근 농사가 제일 어렵다. 관행농이면 그냥 약 뿌리면 되지만, 친환경 방식의 경우 일일이 잡초를 손으로 뽑아야 한다. 빨리 잡초를 제거 안 하면 당근의 질이 떨어지니, 폭염에도 제초 작업을 서둘러야 한다”고 했다. 하물며 올해 여름은 가물고 폭염도 심했으니 오죽할까. 당근에 물을 줘도 금방 마를 지경이었다.

경기도 양평군 채소농가 심상진 씨

인건비 증가를 감수하며 사람들을 고용했다. 요새 시골에선 인력 구하기도 힘들어서, 고용 인력은 대부분 희망근로 신청 노인이거나 중국, 베트남, 필리핀 등에서 온 외국인 노동자이다. 희망근로 신청 노인들에겐 힘든 일을 시키기 어렵고 외국인 노동자들은 아무래도 말이 잘 안 통할 수밖에 없으니, 일일이 작업 지도를 해야 한다. 특히 8월 10~15일 당근밭을 매는 시기가 가장 일손이 많이 필요한 시기인데, 심씨는 “그 더운 날씨에 돌아다니며 지도하려면 상당히 힘들다”고 했다.

8월말엔 양파 파종을 했다. 올해 수확한 양파는 잘록병으로 인한 피해가 컸다. 그럼에도 심씨는 남들이 한 평에 14kg의 양파를 수확할 때 35kg을 수확했다. 그는 “역시 교육의 힘이었다”고 밝혔다. 농사로 바쁜 와중에도 심씨는 전국 각지를 다니며 친환경 농작물 재배법에 대한 교육을 받았다. 자신이 몸담은 경기도친환경농업인연합회의 다른 회원들까지 데리고 다니며 임했다. “적어도 1년에 한 번씩은 꼭 대대적으로 동료들과 교육을 받는다. 농학박사를 초빙해 교육받을 때도 있다.”

그렇게 1년이 지났다. 심씨는 “내년엔 농사짓는 동료들이 수확량을 더욱 늘릴 수 있으면 좋겠다. 당장 내년 1월부터 주변 농민들을 대상으로 양파 재배 교육을 진행할 예정이다. 농민은 교육과 학습이 정말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 열정이 심씨로 하여금 2016년을 버티게 한 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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