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벗 따라 생활 건강] 감 이야기
[길벗 따라 생활 건강] 감 이야기
  • 나현균 김제더불어사는협동조합 대표
  • 승인 2016.11.25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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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현균 한의사, 김제더불어사는협동조합 대표

‘돌팔이 의원이 감을 보면 얼굴을 찡그린다’ 라는 옛말이 있습니다.

이 속담을 들으면 ‘토마토가 빨갛게 익어 갈수록 의사의 얼굴은 파랗게 변해 간다’란 이태리 속담이 생각납니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의사에 대한 일반인의 생각이 어쩌면 그리도 일맥상통할 수가 있을까 생각하며 속으로 웃게 됩니다. 저도 한의사지만 의원들은 아무래도 병을 먹고 사는 직업이라 어쩔 수가 없는 모양입니다.

하지만 병이 생기기 전에 병을 미리 예방하는 것이 의원의 천직이 되어, 감이 익을수록 의사의 얼굴도 함께 좋아지는 그런 사회가 빨리 도래하길 빌며 감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하고자 합니다.

호랑이보다 무섭다는 곶감, 곶감은 예로부터 쓰임새가 아주 많았지만 그 중에서 제일이라면 아마도 우는 아이를 멈추게 하는 그 막강한 효능일 것입니다.

우선 감이나 곶감은 돼지고기 먹고 체한데나 주체(술을 마셔서 생기는 체증), 숙취에 먹으면 잘 듣는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습니다. 특히 곶감꼭지나 감꼭지를 달여 먹으면 더욱 효과가 좋습니다. 여기에 더해 한의학에서 이 감꼭지를 시체(柹蔕)라 하여 예로부터 기침, 천식, 만성기관지염에 특효로 사용해 왔습니다. 아울러 잘 멈추지 않는 딸꾹질에도 효과가 있으며, 밤에 오줌을 싸는 어린아이가 이 감꼭지를 달여 먹으면 야뇨증을 개선시키는 효과가 있습니다.

실제로 감 과육과 꼭지의 영양성분을 비교해 보면, 꼭지에는 폴리페놀이나 플라보노이드 함량이 과육에 비해서 월등히 높아 감 과육 3~4개에 들어있는 항산화 물질들이 이 감 꼭지 하나를 못 당할 정도입니다.

단감이 귀했던 예전엔 떫은 감을 따서 미지근한 소금물에 하루정도 담가 두면 떫은 맛이 사라져 먹기 적당했는데, 이것을 우린 감이라 했습니다. 그런데 이 떫은 맛을 내는 탄닌성분이 실은 우리 몸에 좋은 작용을 한다는 것은 잘 모르실 것입니다. 감에 있는 탄닌의 일종인 시부올(shibuol)은 혈압을 내리는데 도움을 주고 모세혈관을 튼튼하게 해줘 고혈압을 예방할 뿐만 아니라 혈중의 나쁜 콜레스테롤을 감소시켜 혈액을 청소하는 역할까지 할 수 있습니다. 감속에 있는 검은 부분은 이 탄닌이 떫지 않게 변형된 것입니다. 홍시속에 있는 디오스프린이라는 탄닌 성분은 세포노화를 촉진하는 활성산소를 제거하는 역할도 합니다.

그런데 요즘엔 감을 우리는 사람이 거의 없습니다. 바로 단감이 많이 보급되기 때문입니다.

모든 감은 숙취해소 등 해독작용이 좋지만, 특히 단감은 간의 독성 제거에 탁월하며 몸속에 쌓이는 니코틴을 체외로 배출시켜 주는데도 많은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단감은 10월 중하순이 제철인데 냉장고 속에 시원하게 보관했다가 먹으면 피로회복에도 좋고 눈건강도 지킬 뿐만 아니라 항암효과도 뛰어납니다. 그것은 바로 단감속에는 일반적인 주황색 야채나 과일에 많은 ‘카로틴’보다도 훨씬 높은 면역능력과 항암효과를 가지고 있는 ‘크립토크산틴’이 풍부하기 때문 입니다.

10월이 지나고 감이 서리를 맞게 되면 홍시가 되기 시작합니다. 서리를 맞아 더욱 주홍색으로 선명하게 변하는 홍시는 보기만 해도 갈증이 싹 가시는 듯 아름답습니다.

홍시는 이가 없는 노인들도 먹기 좋아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는 과일이라고 옛 어른들이 말씀하시던 기억이 납니다.

겨울철이 다가오며 먹는 시원한 홍시는 소화에도 도움이 되고 변비를 예방하는 역할도 합니다. 모든 것이 답답한 요즘 우리 농부님들의 막힌 가슴을 홍시처럼 시원하게 풀어줄 좋은 소식이 들려 오기를 간절히 기원합니다. 또 아름다운 사회를 만드는 것이 병을 예방하는 지름길임을 모든 의사들이 함께 공감하는 세상이 오길 희망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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