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강도 폭락 … 들썩이는 농촌 민심

안동 생강농가, 농협·정부 규탄집회

  • 입력 2016.10.28 16:56
  • 수정 2016.10.28 17:15
  • 기자명 권순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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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
 

지난 24일 안동지역 생강 농가들이 안동농협 앞에 모여 비현실적인 생강 수매가격을 규탄했다.

생강가격이 지난해의 절반 이하로 폭락하자 경북 안동의 생강 농가들이 절박한 목소리를 모았다. 정부 수급조절 품목에 생강을 포함시키는 등 가격폭락에 대한 근본 대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수확기가 닥치는 품목마다 폭락이 이어져 농민들의 원성도 점점 깊어지는 양상이다.

지난 24일 안동지역 생강 농가들은 안동농협 앞에 생강 500포대를 적재하고 집회를 열었다. 최근 안동농협이 20kg당 잠정 수매가를 지난해(8만원)의 절반 수준인 3만5,000원으로 책정한 데 대한 항의였다. 9년째 생강 농사를 짓고 있는 임호섭(66)씨는 “수매가가 적어도 5만원은 넘어가야 농사를 지을 수 있다. 인건비에 종자값, 땅값, 이것저것 제하고 나면 3만원대 수매가론 전혀 타산이 안 맞는다”고 호소했다.

안동은 전국 생강 생산량의 16%를 생산하는 최대 생강 주산지다. 인근의 예천·영주까지 합치면 그 규모는 30%를 넘어간다. 안동농협이 결정한 생강 수매가는 지역내 타 농협은 물론 인근 지역과 전국 생강가격에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이수갑 안동시농민회장은 “잠정 수매가이기 때문에 안동농협 같은 부자 농협은 나중에 어느 정도 추가 가격보전을 받을 수도 있지만, 다른 지역은 안동농협 수매가를 기준으로 한 3만원대 초반 가격을 고스란히 감내해야 한다”고 말했다.

농민들은 안동농협 앞 집회장소에 생강 약 500포대를 적재하며 항의의 뜻을 전했다.

이날 집회엔 100명 가까운 농민들이 참석했다. 많은 인원은 아니지만 생강 농가의 조직체계가 미미하고 집회문화 자체가 익숙지 않은 지역 분위기를 감안하면 농민들의 절박한 심정을 짐작할 수 있다.

지지방문을 온 권오현 전국농민회총연맹 경북도연맹 의장은 “안동에 도청이 들어선 이래 지역 농민들이 이런 집회를 연 것은 처음”이라며 “이명박근혜 정부의 수급정책은 소비정책이 아니라 생산정책이다. 조금만 값이 오르면 수급조절에 나서면서 값이 떨어지면 과잉생산 탓을 하고, 농협이 여기에 동조하고 있다”고 연설해 호응을 받았다.

송성익 안동생강생산자연합회 회장은 “안동농협이 책정한 수매가는 생산비도 못 건지는 수준”이라며 “긴급이사회라도 열어 조속히 대책을 내 달라”고 호소했다. 덧붙여 △정부지원으로 신설하는 생강유통센터를 안동농협 단독이 아닌 6개 농협 합동으로 추진해 공정성을 확보할 것 △절대다수가 중국산인 종강을 국산으로 대체할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공식 결의문에서는 △정부가 생강 계약재배를 확대하고 목표가격을 정할 것 △생강을 수급조절 품목으로 지정할 것 △농협이 확정 수매가를 제시할 것 등 핵심사안을 요구했다. 농민들은 집회 후 안동농협 앞에서 지역구 김광림 의원 사무실까지 도보행진을 하며 선전전을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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