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부검영장 강제집행 포기 … “국민들 힘으로 고인 지켜내”

백도라지 “아버지 지켜준 국민들께 감사”
경찰 “재청구 신중히 검토” … 투본 “재청구 시도 중단해야”

  • 입력 2016.10.26 00:28
  • 수정 2016.10.26 11:15
  • 기자명 김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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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완선 종로경찰서장이 고 백남기 농민 강제부검 영장 집행을 위해 25일 오후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앞에 도착하자 성직자와 농민, 시민, 학생들이 부검 반대를 외치며 연좌시위를 하고 있다. 한승호 기자
홍완선 종로경찰서장이 고 백남기 농민 강제부검 영장 집행을 위해 25일 오후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앞에 도착하자 성직자와 농민, 시민, 학생들이 부검 반대를 외치며 연좌시위를 하고 있다. 한승호 기자
경찰이 고 백남기 농민 강제부검 영장 집행을 위해 25일 오후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앞에 도착하자 성직자와 농민, 시민, 학생들이 부검 반대를 외치며 연좌시위를 하고 있다. 한승호 기자
경찰이 고 백남기 농민 강제부검 영장 집행을 위해 25일 오후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앞에 도착하자 성직자와 농민, 시민, 학생들이 부검 반대를 외치며 연좌시위를 하고 있다. 한승호 기자
홍완선 종로경찰서장이 고 백남기 농민 강제부검 영장 집행을 위해 25일 오후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앞에 도착한 뒤 유가족 대리인과의 협의를 위해 천막에 앉아 있다. 한승호 기자
고 백남기 농민 강제부검 영장 집행을 위해 25일 오후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도착한 홍완선 종로경찰서장이 유가족 대리인과의 협의를 마친 뒤 기자들에게 둘러싸여 질문을 받고 있다. 한승호 기자
고 백남기 농민 강제부검 영장 집행을 위해 25일 오후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도착한 홍완선 종로경찰서장이 유가족 대리인과의 협의를 마친 뒤 기자들에게 경찰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한승호 기자
고 백남기 농민 강제부검 영장 집행을 위해 25일 오후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도착한 홍완선 종로경찰서장이 유가족 대리인과의 협의를 마친 뒤 기자들에게 경찰 입장을 발표하고 장례식장을 빠져나가고 있다. 한승호 기자
고 백남기 농민 강제부검 영장 집행을 위해 25일 오후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온 홍완선 종로경찰서장이 경찰 입장을 발표한 뒤 부검 반대를 요구하는 시민들의 비난을 받으며 장례식장을 빠져나가고 있다. 한승호 기자
고 백남기 농민 강제부검 영장 집행을 위해 25일 오후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온 홍완선 종로경찰서장이 경찰 입장을 발표한 뒤 부검 반대를 요구하는 시민들의 비난을 받으며 장례식장을 빠져나가고 있다. 한승호 기자
25일 성직자와 농민, 시민, 학생들의 반발에 경찰이 고 백남기 농민 강제부검 영장 집행을 못하고 돌아가자 유가족인 백도라지씨가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들께 감사인사를 전하고 있다. 한승호 기자
25일 성직자와 농민, 시민, 학생들의 반발에 경찰이 고 백남기 농민 강제부검 영장 집행을 못하고 돌아가자 백남기 투쟁본부가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들께 감사인사를 하고 있다. 백도라지씨가 유가족 입장을 발표한 뒤 고개숙여 인사하고 있다. 한승호 기자
25일 성직자와 농민, 시민, 학생들의 반발에 경찰이 고 백남기 농민 강제부검 영장 집행을 못하고 돌아가자 백남기 투쟁본부가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들께 감사인사를 하고 있다. 백도라지씨가 유가족 입장을 발표한 뒤 고개숙여 인사하고 있다. 한승호 기자

[한국농정신문 김은경 기자]

경찰이 고 백남기 농민에 대한 부검영장 강제집행에 나섰지만 시민들의 강력한 반발에 결국 영장집행을 포기했다. 백남기투쟁본부와 유족들은 “고인을 지켜낸 것은 모두 국민들의 힘”이라며 거듭 감사의 뜻을 표했다.

고 백남기 농민의 부검영장 만료시한인 25일 오후 3시께 서울종로경찰서는 부검영장을 집행하기 위해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앞에 거침없이 밀고 들어왔다가 이를 가로막은 시민들의 강력한 저지로 들어가지 못했다. 홍완선 종로경찰서장은 “부검협의를 하자고 했지만 유족들이 응해주지 않아 찾아왔다”며 유족 측 법률대리인과 인근 임시천막에서 부검영장집행에 대한 경찰측 입장을 전달했다. 하지만 양측 다 기존 입장에 한치 변함이 없어 팽팽하게 맞섰다. 이날 경찰은 형사 100여명을 포함한 약 1천여명의 병력을 병원인근에 배치하고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차량도 대기시켜둬 한때 긴장감이 최고조에 이르렀다.

백 씨가 물대포에 의해 명백히 사망했다는 점이 수차례 확인돼 부검 논란은 그 논란마저 종식된 상태여서 경찰의 이같은 행동에 대해 현장에선 시민들의 거센 항의와 지탄이 쏟아지기도 했다. 특히 SBS <그것이 앞고싶다> '백남기 농민 사망사건의 진실'편을 통해 물대포의 위력이 과학적으로 검증됨에 따라 경찰의 물대포 시연에서 나온 실험결과도 거짓으로 드러났다. 경찰의 말과 행동에 대한 신뢰도가 바닥에 떨어진대다 여론도 악화일변도를 달리고 있어 당초 부검영장강제집행은 무리수라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이에 앞서 백남기투쟁본부는 2시께부터 장례식장 3층 출입문을 차량으로 봉쇄하고 시민지킴이단이 출입구를 막아 만약의 시신탈취 사태에 철저히 대비해 바쁘게 움직였다. 600여명의 시민들은 장례식장 1층 앞에서 “강제부검 중단하고 특검을 실시하라” “살인정권 물러나라”를 외치며 결의대회를 진행하는 사이 시민들의 연대의 발길도 속속 증원됐다.

오후 4시 10분께 경찰과 유족측 법률대리인은 다시 임시천막에서 서로의 입장을 확인했지만 달라진 것은 없었다. 5시께 홍완선 종로경찰서장은 논의결과를 묻는 취재진들의 질문에 대해 “경찰은 부검의 필요성과 유족들께 이를 협조해줄 것을 당부했고, 유족측은 명백히 부검반대입장을 전달하면서 부모님 몸에 칼을 대게 할 수 없다는 유족의 심경을 이해해달라는 입장을 주고받았다”고 밝혔다.

이에 부검영장집행에 대해선 “윗선과 다시 논의를 거쳐야 한다”며  5시 40분께 기자브리핑을 통해 경찰의 공식입장을 다시 밝혔다. 홍 서장은 “(부검은) 정당한 조치이며 사인을 둘러싼 불필요한 논란이 계속 될 우려가 있는 만큼 사인을 명확히 규명하기 위한 법의학적 판단을 거치기 위해서다”고 밝혀 현장에서 몇 몇 시민들로부터 SBS방송보도를 보고 왔냐는 등 거센 지탄을 받았다.

이어 “투쟁본부가 경찰의 정당한 법집행을 저지한 것을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영장을 집행하지 못함으로써 발생하는 모든 문제는 투쟁본부에게 있다고 볼 수 있다. 야간집행으로 인한 안전사고 등이 우려돼 강제집행하지 않고 철수하겠다”고 밝혔다. 영장재신청 가능성에 대해선 “검찰과도 협의해야 할 문제다. 검토해서 신중히 결정하겠다”고 덧붙인 후 오후 5시 50분께 병력을 모두 철수했다.

이에 시민들은 작은 승리를 자축하며 환호의 박수를 쳤다. 장례식장 3층에서 곧바로 열린 백남기투쟁본부 기자회견에서 고인의 장녀 백도라지씨는 “제 아버지를 지켜주신 국민 여러분께 정말 감사하다”며 “이 감사함은 어떤 말로 표현해도 부족하다”고 거듭 고개를 숙였다. 이어 “오늘까지도 경찰은 반성을 모른다”면서 “제발 경찰은 살인 피의자라는 자신의 입장을 잊지 말고 처신하고, 영장재청구를 깨끗이 포기해서 이 사건 해결에 대한 진정성을, 고인에 대한 존중을 보여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유족측 법률대리인인 이정일 변호사는 “부검영장 집행과 관련해서 경찰은 가족과 직접 협의를 진행하고 싶다는 이야기를 계속 했지만, 부검절차에 대해 협의 할 수가 없고 가족이 동의하지 않는 강제부검에 대해 수용할 수 없다. 사망 원인이 명백하고 빨간 우의 논란도 사라졌으며, SBS방송을 통해서 사망에 이르는 과정이 명백히 밝혀졌기 때문에 영장집행인 경찰도 감안해서 중단해달라고 강조했다”고 밝혔다.

백남기투쟁본부의 공식입장발표에서 김영호 전국농민회총연맹 의장은 “백남기 농민을 지킨 것은 투쟁본부의 힘이 아니라, 국민 모두의 힘이었다”며 “그동안 수만에 달하는 국민들의 조문과 빈소를 지키고 후원물품을 보내주신 시민들의 힘으로 빈소가 유지되고, 밤새 농성장을 지키며 진실을 보도해준 기자들의 노력도 빈소를 지키는 힘이었다”고 거듭 감사를 표명했다.

또 “고인의 사망에 더 이상의 의문이 없다”며 “검찰과 경찰은 영장재청구 시도를 중단해야 하고, 영장이 재청구될 경우 법원이 기각해야 한다”면서 “특검을 실시해 진실을 규명하고 책임자들을 처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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