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농사 즐거워하는 아이들 보며 농번기에도 학교 가”

충남친농연, 충남도와 학교논 사업 153개 초등교서 진행 … 전북서도 벤치마킹 … “아이들 논 체험 뒤 밥 안 남겨”

  • 입력 2016.10.23 14:50
  • 수정 2016.10.23 15:56
  • 기자명 강선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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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강선일 기자]

요즘 도시 거주민들이 농업에 대한 체험을 할 기회는 극히 드물다. 과거에 비해 주변에서 농사짓는 사람을 찾기가 힘들기도 하고, 농업의 가치에 대한 교육이 중요함에도 그러한 교육이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충청남도친환경농업인연합회(전양배 회장, 충남친농연)가 충청남도청(도지사 안희정, 충남도)과 함께 진행하는 ‘도심 속의 학교논 만들기’ 사업이 화제다. 이 사업은 2011년 충남친농연의 14개 시·군 연합회와 충남도, 서울·대전의 14개 초등학교가 자매결연을 맺은 뒤부터 시행됐다. 반응은 매우 좋았다. 현재는 153개교에서 학교논 사업이 진행 중이다. 전체 사업비는 총 6억원으로, 충남도(30%)와 충남도내 14개 시·군(70%)이 지원 중이다.

학교논 사업을 통해 학생들은 1명 당 모 1개를 직접 심고, 기르고, 추수하면서 학교의 모든 학생이 친환경 벼농사를 체험할 수 있다. 또한 참가 학교별로 자매결연을 맺은 농가를 방문해 농촌체험학습을 진행하기도 한다.

충남친농연 전용배 간사는 “행사 참가자들의 반응은 매우 좋다. 학생들도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행사 참여 뒤부턴 (열심히 쌀을 생산한 농민들을 생각하며)밥을 절대 안 남기겠다고 한다”고 말했다. 전 간사는 또한 이 사업이 학생들 인성교육에도 좋다며, “행사 참여 학생들의 성품이 더 부드러워졌다는 이야기도 많다”고 했다.

농민들 또한 적극적이다. 전 간사는 “사실 이 사업과 농민 분들의 농번기 농사일이 많이 겹쳐서, 농민 분들 입장에선 행사 참여에 어려움이 없지 않다”고 했다. 충남 지역 농민들의 경우, 서울에서 학교논 행사가 있을라치면 전날 농사일을 늦게까지 하고도 새벽 4시엔 서울로 출발해야 한다는 것이다. 전 간사는 “그럼에도 농민 분들은 그 어려움을 감수하고 매우 적극적으로 참여하신다”고 했다. 전 간사는 충남 서산의 농민 강건한 씨가 안희정 도지사에게 공개적으로 보낸 편지를 소개했다.

“2012년부터 어느덧 5년째 학교논 사업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아이들이 논체험을 하며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면 바쁜 농번기에도 내 논은 뒤로 하고 그 모판을 들고 학교로 향했습니다. 해가 지날수록 적극적인 학교들이 늘어갔습니다. 덕분에 지금은 제가 지은 유기농 쌀을 학교급식에 이용하는 학교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습니다.”

지난해 10월 13일 충남 홍성 내포초등학교에서 열린 학교논 만들기 행사에서 학생들이 탈곡 체험을 하는 모습. 충청남도친환경농업인연합회 제공

학교논 사업은 앞으로도 확대 예정이다. 현재 전라북도친환경농업인연합회(회장 김영재, 전북친농연)와 전라북도청(도지사 송하진)도 충남친농연의 사업을 벤치마킹해 100개 학교에서 학교논 사업을 진행 중이다. 전 간사는 “농민들은 해당 사업을 통해 농업에 대한 인식 및 교육적 가치 제고, 소비판로 확대에 대한 기대를 갖고 있다”며, 향후 학교논 사업의 확대 및 발전을 위해 노력을 기울일 예정임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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