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해수위 국정감사 한 눈에 보기

반쪽국감·정치국감·맹탕국감?

  • 입력 2016.10.23 11:51
  • 수정 2016.10.23 11:53
  • 기자명 권순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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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에 대한 국회 해임건의안 의결로 20대 국회 첫 국정감사는 시작부터 파행의 연속이었다. 국감 보이콧을 선언한 여당은 불참했고 야당은 김 장관이 아닌 차관에게만 질의를 쏟아냈다. 지난달 26일 열린 농림축산식품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김 장관 대신 농식품부 기조실장(가운데 뒷모습)이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 한승호 기자

제20대 국회의 첫 국정감사는 시작부터 반쪽이었다. 야당이 김재수 신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의 도덕성 결여를 지적하며 장관 해임건의안을 의결했고, 이에 반발한 여당이 국정감사 보이콧과 당대표 단식투쟁으로 응수했다.

지난달 26일 모든 상임위원회에서 야당 의원들만 참석한 상태로 국감을 시작한 가운데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농해수위)의 빈 여당 의원석은 더욱 썰렁할 수밖에 없었다. 김재수 장관에게 자격이 없다고 판단한 야당 의원들이 장관을 앉혀둔 채 차관에게만 질의를 하는 웃지못할 광경이 벌어졌다. 장관은 무안했고 차관은 곤혹스러웠다. 개운치 못한 장관 인선의 후폭풍으로 국감은 정상적인 진행이 어려웠다.

여당 의원들은 국감을 시작한 지 일주일이 지난 뒤에야 국감장에 복귀했다. 그러나 그 이튿날 치른 농협중앙회 국감은 산적한 현안에도 불구하고 상당부분이 여야 간 정쟁 양상으로 치달았다. 새누리당 김태흠 의원이 질의시간의 전부를 김 장관 부정대출 의혹을 변호하는 데 사용하자 이후 이 문제를 둘러싼 여야 의원들의 설전과 고성이 한동안 이어졌다.

13일 이어진 농식품부 종합국감도 마찬가지였다. 질의를 시작하기 전부터 위원장을 포함해 무려 8명의 의원이 김 장관 문제에 대해 의사발언을 했고 질의 중간중간에도 관련 내용이 등장했다. 여론은 이번 국감을 두고 ‘정쟁으로 얼룩진 국감’, ‘졸속국감’, ‘맹탕국감’이라는 평가를 쏟아냈다. 시작부터 끝까지 사상 초유의 오점들과 함께하며 이번 국감은 여러 모로 아쉬움을 남겼다.

하지만 마냥 아쉬웠다고만은 할 수 없다. 국감은 국민이 선출한 국회가 정부의 국정 전반을 직접적으로 비판·견제할 수 있는 매우 중요한 기회다. 개최하는 것 자체만으로도 충분한 의미를 가지며, 의원 개개인이 민심에 얼마나 귀를 여느냐에 따라 국정에 민의를 반영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 되기도 한다.

매년 눈에 보이듯 어딘가 준비가 부족하고 집중도가 떨어지는 의원이 있는가 하면 날카로운 분석과 질책으로 피감인들을 옭아매는 의원들도 있다. 올해라고 그것이 실종되지는 않았다. 정쟁이 난무하고 분위기가 어수선한 가운데서도 일부 의원들의 서슬퍼런 호통은 농식품부와 관련기관들의 치부를 속속들이 드러내 보였다. 피감기관들은 정곡을 찌르는 질문마다 진땀을 뺐고 일부 기관장은 애써 모르쇠로 일관하다 의원들에게 혼쭐이 나기도 했다.

국감에서 파헤치는 수많은 이슈들은 각 기관들이 안고 있는 문제를 바로잡을 수 있는 소중한 지표가 된다. 감사기간 동안 치부를 드러내는 일에 집중했다면 그것을 바로잡는 것은 감사가 끝난 지금부터 할 일이다. 제20대 국회 첫 국감이 일면 국민들에게 실망을 안겨준 사실을 부인할 수 없다면, 그것을 만회하기 위해선 앞으로의 감시와 활동 또한 중대한 평가 지표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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