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매시장, 소비지 변화에 적응하라

도매법인-중도매인 갈등은 그만
“외부의 새로운 적과 싸울 때”

  • 입력 2016.10.23 11:45
  • 수정 2016.10.23 11:48
  • 기자명 권순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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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

소비지 변화에 따른 농산물 도매시장의 역할에 대해 토론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구리농수산물공사(사장 김용호)와 농수산물사랑축제추진위원회(위원장 손재웅)는 지난 14일 구리도매시장에서 ‘농수산물 사랑축제’의 일환으로 도매시장 활성화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토론회의 주제는 철저히 소비지의 변화였다. 대형유통업체에게 계속해서 유통점유율을 잠식당하고 기능이 축소되는 도매시장의 문제가 상대적으로 소비지 변화에 무감각했기 때문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토론자들은 저마다 위기를 맞은 도매시장의 역할과 미래를 제시했다. 오세복 한국농수산물도매시장법인협회 사무국장은 정가·수의매매, 전자거래 및 견본거래, 배송업무 허용 등 순차적으로 이뤄진 도매시장 규제완화를 거론하며 “가만 앉아서 들어오는 물건만 팔아주는 것이 도매시장의 기능이 아니다. 거래를 시장에서 하든 산지에서 하든 컴퓨터로 하든 이제는 우리 스스로 선택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고 말했다.

나용원 한국농산물중도매인조합연합회 사무국장은 “구매처들과 최전선에서 만나는 건 중도매인들인데 법적·구조적으로 중도매인들이 할 수 있는 역할에 한계가 있다”며 시장도매인제 도입을 완곡히 요구했다. 그리고 “도매법인들도 정가·수의매매 확대 등 노력은 하고 있지만 현실은 쉽지 않다. 그래도 최대한의 노력과 아낌없는 투자를 해 달라”고 주문했다.

지난 14일 구리도매시장에서 도매시장 활성화 세미나 ‘먹거리 세상의 변화와 도매시장의 미래’가 열렸다.

박영범 지역농업네트워크협동조합 이사장은 연대와 변화를 강조했다. 그는 “도매시장이 주체 간 마찰을 빚고 있는데 그 사이 한 쪽에서 인터넷거래 등 새로운 유통채널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며 “도매법인-중도매인 경쟁구도 방식에서 벗어나 이런 변화에 어떻게 함께 대응할지를 생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권승구 동국대 교수도 “시장 내부의 갈등은 외부로 퍼져나갈 때 결국 마이너스 요인이 된다. 지금은 도매법인·중도매인·개설자가 새로운 외부의 적에 어떻게 대응할지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권 교수는 덧붙여 “산지의 규모화와 대형유통업체의 APC화가 모두 도매시장 물량이탈을 초래할 것”이라며 해법으로 △대형유통업체 대비 비용절감의 장점을 살릴 것 △물류시스템 근대화로 유통비용 절감·상품성 향상을 도모할 것 △도매법인은 정가·수의매매 내실화에, 중도매인은 규모화·다양화에 힘쓸 것을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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