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정신문 박경철 기자]
국가폭력 책임자 처벌! 살인정권 규탄! 백남기 농민 추모대회 ‘지키자 백남기! 우리가 백남기다’가 22일 오후 서울 청계천 광동교 앞에서 열렸다. 부검영장 만료시한인 25일을 앞두고 있는 만큼 대회에 참여한 1,000여명의 시민들은 긴장감 속에 추모의 분위기를 이어갔다. 앞서 경찰은 이날 자정을 부검영장 집행 6차협상 시한이라고 통보하기도 했다.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 소장은 박근혜 정부를 거짓말 독재 정권이라고 규정하고 “지난해 백남기 선생이 물대포를 맞고 쓰러졌을 때, 이미 살인사건은 그때 끝났다”며 “진짜 부검할 건 박근혜의 거짓말 독재”라고 성토했다.
백 소장은 이어 “박근혜 거짓말 독재 때문에 입법부, 사법부, 학원까지 썩었다. 이대로 놔두면 나라가 없어질 것”이라며 “나라는 정의의 인도를 권력의 핵심으로 삼을 때 나라다. 나라를 온통 썩게 하는 거짓말 독재를 이 땅에서 몰아내야 한다. 그것이 참되게 백남기 선생의 뜻을 살리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무대에 오른 백남기 농민 시민지킴이단인 청소년 이준혁씨는 “‘백남기와 함께’ 지킴이단을 알게 되고 6일째 함께하고 있다. 평범한 일상에서 소식 접하기 보단 같은 마음으로 함께 행동하는 것에 보람을 느낀다”며 “영장기한 만료인 25일까지 더욱 관심 가져주시고 찾아와주시면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홍경희씨도 “부검이 필요한 게 아니라 특검이 필요하다. 또한 진심어린 사죄와 책임자 처벌이 필요하다”며 “여기 모인 여러분의 선한 의지와 연대의 힘을 믿는다. 25일 부검영장집행 마감까지 잘 지키고 11월 12일 민중총궐기에서 연대의 힘 보여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날 대회에선 전국 150개 분향소에서 이날 정오까지 백남기 농민 상황과 관련한 특검 촉구 서명운동에 22만3,823명이 함께한 것으로 확인됐다. 강원대에서 분향소를 지켜온 대학생 최복길씨는 “강원대와 한림대 학내에서 1,600명의 서명을 받았다. 이 사건을 잘 모르던 사람들이 설명을 듣고 서명을 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라며 “더 이상 국민이 희생당하는 사태가 일어나선 안 된다. 단순히 백남기 농민의 문제아니라 우리 모두의 문제다.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까지 함께하며 제2의 백남기 농민 안 나오게 하겠다”고 밝혔다.
용인죽전분향소를 지켜온 김영범씨는 “백남기 어르신은 뚜벅뚜벅 버스 차벽으로 걸어갔다. 그리고 있는 힘을 다해 밧줄을 당겼다. 그런 용기를 저희에게 줬다. 그의 걸음을 뒤따라야 하겠다”라며 “백 농민이 돌아가셨지만 우레와 같은 징소리로 산자들에 깨우침 주고 있다. 절박한 심정으로 백 농민의 뜻 이룰 수 있도록 온 국민이 나서고 있다. 11월12일 민중총궐기로 반노동, 반농업, 반민주주의 박근혜 정권을 우리가 뭉쳐서 반드시 끝장내자”고 호소했다.
백 농민의 빈소를 지켜온 정현찬 가톨릭농민회 회장은 “이 정권은 거짓말 독재 살인 정권이다. 백 농민의 죄는 이 나라, 이 민족, 이 땅을 사랑한 죄밖에 없다. 열심히 일한 죄 밖에 없다”라며 “젊어서는 군부독재 아래서 민주화를 위해 감옥에 갔고, 전두환 독재시절엔 광주시민과 함께 광주를 사수했다. 이 땅의 민주화를 지켰고 이후엔 이 땅의 식량을 지키고 농업을 지키느라 한평생을 살아온 어른이다. 이런 어른을 전문적인 데모꾼이니. 백 농민을 한 번 더 죽이는 일”이라고 성토했다. 정 회장은 이어 “우리 모두가 백남기가 되자”라며 “11월 12일 민중총궐기에 20만명이 모이자. 백 농민이 못다한 일을 살아있는 우리들이 완성하자”고 호소했다.
백 농민의 장녀인 백도라지씨도 무대에 올랐다. 백 씨는 “부검영장 기한인 25일이 너무 까마득했는데 그날이 왔다. 남들은 3일, 5일이면 치루는 장례를 미루려니 정말 기가 막힌다”며 “그동안 경찰은 6차에 걸쳐 가족과 투쟁본부에 부검 협의공문을 보냈다. 법원에선 가족과 협의 없이 부검을 진행할 수 없도록 제한을 뒀다. 불법적인 짓 서슴지 않고 저지르는 경찰집단이 과연 법원의 명령을 지킬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백 씨는 “경찰은 살인범 주제에 제 아버지를 다시 욕되게 만들려고 하는 진정성만 보이고 있다. 이에 가족과 투쟁본부 전혀 응할 필요 못 느낀다”며 “함께하는 시민, 성직자와 함께 경찰이 더 이상 불법적인 짓 못하게 저지할 것이다. 부검영장 철회는 살인집단 경찰이 회개할 수 있는 첫 걸음이다. 25일 전에 부검영장 철회 소식 기다리겠다”라고 말했다.
추모대회를 마친 시민들은 초록색 바람개비와 ‘내가 백남기다’가 적힌 손피켓을 들고 서울대병원까지 행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