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농업] 쌀 수매와 가격

  • 입력 2016.10.21 16:41
  • 수정 2016.10.21 16:43
  • 기자명 장경호 농업농민정책연구소 녀름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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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경호 농업농민정책연구소 녀름 소장 건국대 경영경제학부 겸임교수

한반도의 남쪽에서 쌀농사가 풍년을 이루었듯이 북쪽 지역의 쌀농사 역시 풍년이 예상되고 있다. 남북 모두 최근 몇 년간 풍년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은 비슷하지만 풍년을 맞이하는 남북 농민의 온도차는 크게 느껴진다.

지금 남측은 쌀값 대폭락으로 농민들의 아우성이 하늘을 찌르고 있다. 매년 약 41만 톤에 달하는 의무수입물량(TRQ)과 정부의 수급조절 실패로 인해 쌀의 과잉재고가 심각하게 누적된 상황에서 약 20년 전 쌀값 수준으로 되돌아간 기막힌 현실을 두고 농민들의 속은 새까맣게 타들어 가고 있다. 4년 연속으로 풍년을 이뤄지만 풍년을 기뻐하기 보다는 하루하루 떨어지는 쌀값에 한숨만 쌓이고 있다. 오죽하면 풍년이 원망스럽다는 자조어린 탄식도 배어나오는 상황이다.

반면에 북측의 농민들은 쌀농사의 풍년이 자신의 소득 증가로 이어지는 현실 때문에 풍년을 기쁘게 맞이하고 있다. 최근 몇 년 사이에 전체 식량자급률이 약 93∼95%로 높지만 상대적으로 쌀 자급률이 낮아 쌀이 부족한 북측의 상황에서 쌀농사 풍년이 쌀값 폭락으로 이어지기 보다는 농가의 소득 증대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북측도 앞으로 약 한 달 정도가 지나면 대부분이 수확이 끝난다. 수확 이후에 이어지는 것은 결산분배이다. 결산분배가 있는 날은 북측 농민들의 주머니가 가장 두둑해지는 날이기도 하다. 일반적으로 결산분배는 협동농장 단위에서 먼저 이뤄지는데, 대체로 결산분배는 4:3:3 분배공식이 가장 일반적이다.

결산분배 몫 중에서 40%는 국가 및 협동농장의 몫이다. 이는 토지사용료를 포함해 수리시설, 농기계, 비료, 비닐박막 등 농업생산을 위해 국가로부터 지원을 받거나 혹은 협동농장이 물자교류시장에서 구매한 영농물자 등의 대가를 협동농장이 농민을 대신해 지불하는 것이기도 하다. 남측 농민들의 입장에서 보면 자가노력비(자기인건비)를 제외한 생산비, 즉 경영비에 해당하는 것이라 할 수 있는데, 전체 생산량 가운데 약 40% 정도가 경영비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다음으로 30%는 국가수매를 통해 농민에게 현금으로 분배가 이뤄지는 몫이다. 일반적으로 협동농장의 쌀 생산량 가운데 약 30% 정도를 내각의 수매양정성이 수매를 한다. 국가의 수매로부터 얻어지는 현금 수입은 전액 농민에게 현금으로 분배된다. 예전에는 국가의 수매가격이 시장가격과 큰 차이를 보였지만 점차 국가의 수매가격이 시장가격을 반영해 현실화되면서 그 격차가 크게 줄어들었다. 작년의 경우 국가의 수매가격이 쌀 1kg에 약 800∼900원 정도였다고 알려지고 있는데, 이는 시중의 도매가격과 비슷한 가격이라고 한다. 정부가 인정한 공식 시장이나 상점에서 판매되는 쌀의 소매가격은 지역별 및 계절별로 차이가 있지만 대체로 약 1,200∼2,000원 정도라고 알려져 있다. 주로 국내 언론에 많이 보도되는 장마당과 같은 비공식 시장의 쌀값은 계절에 따라, 지역에 따라 가격차이가 매우 크지만 거래물량은 그리 많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위 두 가지를 합하면 대략 전체 쌀 생산량의 70% 정도가 되는데, 국가 및 산하 기관을 통해 확보되는 이 물량의 일부는 공공비축으로 사용되고, 나머지는 공식 시장이나 국영상점, 협동단체상점, 기업소상점 등과 같은 공적 분배체계를 통해 판매되고 소비된다.

마지막으로 생산량의 나머지 30% 정도는 현물로 농민들에게 분배된다. 이때 각 농가에 분배되는 비율은 분조단위로 생산성과에 따라 차등적으로 분배가 이뤄진다. 더 많이 생산한 분조와 농민일수록 더 많은 수입을 올릴 수 있는 것이다. 이렇게 현물로 이뤄진 분배는 농가의 자가 소비로 사용되고, 남은 물량은 농가가 도매기관에 판매하거나 혹은 일부 장마당(농민장터)을 통해 직접 판매하기도 한다. 대체로 시중 도매가격으로 도매기관에 판매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라고 한다.

결국 농민들은 국가 수매로부터 얻어지는 현금수입과 생산성과에 따라 차등적으로 이뤄지는 현물수입을 합해 1년 농사를 통해 얻는 소득이 최종적으로 결정된다. 평균적으로 전체 생산량의 약 60% 정도가 농가의 수입 혹은 소득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올해처럼 풍년인 경우에는 농가의 몫으로 돌아가는 비중이 평년보다 조금 더 늘어나고, 반대로 흉년인 경우에는 농가의 몫 비중이 평년보다 줄어든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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