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5,000만원 콤바인 ‘땜빵AS’에 분통 터진 농민들

얀마사, 본체 결함 다수 발생해도 용접만 … 농민들, 쌀값 폭락에 농기계 문제로 이중고

  • 입력 2016.10.14 11:55
  • 수정 2016.10.14 12:03
  • 기자명 박경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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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박경철 기자]

지난 11일 충남 서산시 석문면에서 만난 농민 홍성범씨가 얀마농기계코리아가 콤바인 본체 문제에도 임시방편적 AS를 하고 있다고 성토했다.

수확철 쌀값 폭락으로 시름에 잠긴 농민들이 억대 농기계 고장에도 허술한 AS로 일관하는 농기계 회사에 두 번 울고 있다.

충남 서산시 석문면에서 15만평의 들녘에 쌀농사를 짓고 있는 농민 홍성범(55)씨는 지난 2014년 쌀 수확을 위해 거금 1억4,500여만원을 들여 얀마농기코리아(주)에서 판매하는 7조 콤바인을 구입했다. 하지만 만 3년도 안된 지난 9월 바퀴와 연결된 본체 하단부분이 찢어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 들여다보니 하단 본체 강판이 2.5mm가 안될 정도로 빈약해 상체 무게를 견디지 못한 것 같다는 게 홍 씨의 설명이다. 이에 홍씨는 얀마사에 본체 하단 교체를 요구했지만, 돌아온 조치는 보강재를 덧대고 용접하는 임시방편적 땜빵이다.

지난 11일 만난 홍 씨는 얀마사의 AS와 관련 “콤바인이 한두 푼도 아니고 소모품이면 이해를 하겠는데 본체 자체에 하자가 있는데 왜 교체를 안 해주는지 모르겠다. 유명한 수입자동차회사들도 한두 대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다 리콜하고 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얀마사 7조 콤바인의 본체 하단 부실 문제는 비단 홍씨에게만 벌어진 문제가 아니다. 홍 씨는 자신의 논도 수확하지만 콤바인에 거금이 들어간 만큼 기계값을 갚기 위해 수확철이면 전국을 돌며 수확을 하고 있다. 그렇다보니 자신과 같은 기종의 콤바인을 보유한 절반이 넘는 농민들이 자신과 똑같은 문제를 겪고 있는 걸 눈으로 확인했다고 한다. 최소한 80대 이상이라는 게 홍씨의 설명이다.

실제 상주에서 6만평의 쌀 농사를 짓고 있는 이봉기씨도 “콤바인 본체에 하자가 있음에도 쉬쉬하면서 항의하는 사람만 임시방편적으로 때워주고 있다. 차바퀴도 아니고 차바퀴 축이 몇 달 썼다고 찢어지는 건 말이 안 된다. 전부 리콜해야 한다”고 말했다.

홍씨와 이씨의 성토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콤바인 앞쪽 하단 벼를 베는 칼날을 양쪽에서 지탱하는 크랭크축집이 작업을 버티질 못하는 것도 문제라고 했다. 이 또한 하자라는 것이다.

이들은 얀마사가 얘기한 AS기간 1년도 문제라고 했다. 수확철인 9월부터 11월까지 2개월간 사용한다고 가정한다면 3년이면 6개월밖에 사용하지 않은 셈이라며 농업 현실을 고려하지 않은 AS기간 또한 상술일 뿐이라는 것이다. 또한 거금의 콤바인 값도 부담이지만 매해 400~500만원씩 들어가는 소모품 수리비도 부담이라고 했다. 예를 들어 소모품인 벨트의 가격이 얀마사에서 10만원을 받으면 수입상을 통해 들어오는 건 3만원이라는 얘기다.

홍씨와 이씨는 “쌀값이 폭락한데다 횡포나 다름없는 얀마사의 태도로 이중고를 겪고 있다”며 얀마사에 콤바인 문제 해결을 촉구했다.

얀마농기코리아(주)의 정기선 CS팀 팀장은 콤바인 본체 하단 부실 문제와 관련 “농기계의 경우 항상 위험에 노출돼 있고 여러 상황에 따라 어느 부위라도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그렇다고 다 리콜 대상이라고 판단하긴 어렵다”며 “지난해 충분히 문제를 파악해 일본 본사에 콤바인을 보냈고, 본사에서 나온 대책이 본체에 장착할 보강재를 제작해 용접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정 팀장에 의하면 얀마사는 최근 철원에서 10대의 콤바인에 이 조치를 취했다. 정 팀장은 또한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 콤바인도 어떻게 할지 세부적 계획을 검토 중”이라며 “수확기가 지난 후 도저히 용접으로 해결이 안 되는 경우에 한해서는 본체를 교환할 수도 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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