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원의 농사일기 10] 여행일기

  • 입력 2016.09.30 11:57
  • 수정 2017.05.26 10:22
  • 기자명 윤석원 중앙대학교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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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윤석원 중앙대학교 명예교수]

쌀 가격이 폭락해 뒤숭숭한 가운데 여행일기를 쓰려하니 많이 죄송스러운 마음이 든다. 이 글은 독일 딸네 집에서 쓰고 있다.

금년 우리 집에서는 두 가지 중요한 일이 있는데 하나는 나의 명예퇴직이고 다른 하나는 아내의 회갑이다. 요즘 들어 회갑의 중요성이 거의 사라졌지만 지난 2년여 동안 아내는 전신마취수술을 세 번이나 해야 했기 때문에 건강이 매우 좋지 않은 상태였다. 그래서 건강이 더 나빠지기 전에 조금 서둘러 나의 명퇴와 아내의 회갑을 자축하기 위해 언젠가 기회가 되면 한번은 해보고 싶었던 지중해 연안 여행을 서두르기로 했다.

미니사과나무는 금년에는 아직 열매를 맺지 않으니 수확작업을 할 필요는 없을 것 같아서 9월 1일부터 10월 3일까지 근 한 달을 여행기간으로 정해 놓고 지난해부터 준비했었다.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출발하여 프랑스, 모로코, 이태리 등의 지중해 남부 해안도시와 농촌을 중심으로 이어지는 2주간의 여행은 새로운 경험이었다. 아름다운 지중해 연안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접하면서 많은 것을 배웠고 느꼈다. 특히 도시근교의 농촌은 잘 정돈돼 있었고 정주공간으로 손색이 없어 보였다. 넓은 공원과 산책로, 푸른 초원, 나지막한 농촌주택은 평화로운 농산촌 풍광을 더욱 완벽하게 했다.

그러나 유명 관광지에는 테러의 위기감 때문인지 어김없이 기관총으로 무장한 군인들이 경계하고 있어 수많은 관광객들과 조화롭지 못했다.

독일의 농식품 가격은 우리나라보다 저렴했다.

또한 여러 도시의 슈퍼마켓에서 유심히 살펴 본 신선 농식품의 소비자가격이 대부분 우리나라 농식품의 소비자가격보다 저렴하고 품질도 좋아 보였다. 우리보다 1인당 소득수준이 1.5배~2배 이상 높은 나라들 임에도 농식품가격은 우리보다 저렴하다는 것은 우리 농산물 가격이 상대적으로 높음을 의미한다. 가격만으로는 경쟁하기가 쉽지 않음을 의미한다. 친환경 유기생태 농업이 결국 우리가 가야할 길이 아닐까 생각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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