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남기 농민 떠난 날 촛불 켠 시민들 "고인 지킬 것"

수천여명의 조문행렬, 경찰 출입통제에도 밤늦게까지 이어져
“저승까지 따라가서도 책임 묻겠다” … 내일 새벽께 부검영장 발부 가능성

  • 입력 2016.09.25 21:40
  • 수정 2016.09.26 08:44
  • 기자명 홍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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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 14일 민중총궐기에서 경찰의 물대포 직사 살수에 의해 사경을 헤맨 농민 백남기(70)씨가 사투 317일만인 25일 오후 생을 달리한 가운데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안치실에서 유족대리인, 대책위, 검사측이 검시를 시작하기 전 고인에 대한 묵념을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지난해 11월 14일 민중총궐기에서 경찰의 물대포 직사 살수에 의해 사경을 헤맨 농민 백남기(70)씨가 사투 317일만인 25일 오후 생을 달리한 가운데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빈소에 조문객들이 방문해 고인의 영정에 헌화하고 있다. 한승호 기자
지난해 11월 14일 민중총궐기에서 경찰의 물대포 직사 살수에 의해 사경을 헤맨 농민 백남기(70)씨가 사투 317일만인 25일 오후 생을 달리한 가운데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인의 빈소에 조문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한승호 기자
지난해 11월 14일 민중총궐기에서 경찰의 물대포 직사 살수에 의해 사경을 헤맨 농민 백남기(70)씨가 사투 317일만인 25일 오후 생을 달리한 가운데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앞에서 열린 촛불추모제에서 빈소를 찾은 조문객들이 고인의 명복을 빌며 묵념을 하고 있다. 한승호 기자
지난해 11월 14일 민중총궐기에서 경찰의 물대포 직사 살수에 의해 사경을 헤맨 농민 백남기(70)씨가 사투 317일만인 25일 오후 생을 달리한 가운데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앞에서 열린 촛불추모제에서 빈소를 찾은 조문객들이 고인의 명복을 빌며 촛불을 들고 있다. 한승호 기자
지난해 11월 14일 민중총궐기에서 경찰의 물대포 직사 살수에 의해 사경을 헤맨 농민 백남기(70)씨가 사투 317일만인 25일 오후 생을 달리한 가운데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앞에서 열린 촛불추모제에서 빈소를 찾은 조문객들이 고인의 명복을 빌며 촛불을 들고 있다. 한승호 기자
지난해 11월 14일 민중총궐기에서 경찰의 물대포 직사 살수에 의해 사경을 헤맨 농민 백남기(70)씨가 사투 317일만인 25일 오후 생을 달리한 가운데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앞에서 열린 촛불추모제에서 빈소를 찾은 조문객들이 고인의 명복을 빌며 촛불을 들고 있다. 한승호 기자

[한국농정신문 홍기원 기자]

25일 백남기 농민이 숨을 거둔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에선 다시 투쟁을 알리는 촛불이 켜졌다. 오후께 경찰 병력이 일부 물러나며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으로 수천여명의 시민들이 밤늦은 시각까지 줄을 이어 조문을 하고 있다. 그러나 경찰이 법원에 부검영장을 청구했다는 소식이 들어오면서 긴장감도 시간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백남기씨의 시신을 장례식장에서 옮기는 과정에서 경찰과 시신을 지키려는 시민들은 병원 곳곳에서 충돌했다. 경찰은 서울대병원이 시설보호를 요청했다는 구실로 한때 장례식장을 봉쇄하고 출입을 통제하기도 했다. 검찰의 시신검시가 끝난 뒤 봉쇄가 다소 완화됐지만 장례식장 정면과 병원 곳곳에 경찰을 배치한 상태다.

이 날 경찰은 서울대병원 주변에 병력 3,000여명을 동원했다. 장례식장에 모인 시민들은 “317일 동안 조문 한 번 오지 않은 경찰들이 오늘 배치된 이유는 시신을 탈취하려는 것 아니냐”며 “전용철 농민 사망 때도 경찰은 고인의 지병 때문이라 주장했었다”고 입을 모았다. 시민들이 SNS로 병원의 상황을 전하며 서울대병원에 모여 시신을 지키자고 호소하는 모습도 여럿 눈에 띄었다.

장례식장엔 야당 전현직 국회의원들이 찾아 고인의 사망에 안타까움을 표하며 경찰 병력 철수를 요청했다.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경찰에게서 오후 7~8시경 시신 검시 뒤엔 출입이 가능하도록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전했다. 표 의원은 “유가족들이 부검에 동의하지 않으면 경찰이 법원에 부검영장발부를 요청할 수 있다. 이 때 일반적으로 판사는 경찰의 신청사유만 본다”면서도 “경찰의 신청사유에 의문이 생기면 소명을 요구하거나 판사가 유가족 혹은 변호인에게 부검 반대 이유를 확인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오후 늦게 검찰의 검시가 있은 뒤 경찰 병력이 일부 물러나며 장례식장에선 일반인 조문이 이뤄지고 있다. 오후 7시 40분부터는 장례식장 앞에서 백남기농민 국가폭력 진상규명 살인자처벌 촉구 촛불문화제가 열렸다. 백남기 대책위는 매일 오후 7시 장례식장 앞에서 촛불문화제를 열 계획이다.

정현찬 가톨릭농민회 회장은 “백남기 농민은 이 땅의 민주주의와 이 땅의 식량을 걱정하며 서울에 올라왔다. 살아있는 우리들이 그 정신을 계승하는 게 해야 할 몫이 아닌가 한다”면서 “경찰청장이 현직을 떠났다고 유야무야 넘어가지 않겠다. 저승까지라도 따라가서라도 꼭 책임을 묻자”고 다짐했다.

김영호 전국농민회총연맹 의장은 “집회현장에서 국민을 죽였다면 이는 민주주의를 부정한 것이다”라며 “박근혜 독재권력은 민주주의를 부정한 정권으로 정권을 맡을 자격이 없다”고 일갈했다.

촛불문화제엔 세월호 가족들도 함께 했다. 유경근 416 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은 “추모에만 머물러 있지 말아달라 말해왔다. 이제 그 다음으로 나가 바꿀 게 있으면 바꿔야 한다”라며 “언제까지 미안하다고만 할건가.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그 생명의 존엄성을 대통령도 업신여기지 않는 세상이 될 때까지 끝까지 함께 달여야 한다”고 호소했다.

촛불문화제 도중 사회를 맡은 김정열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사무총장은 “방금 뉴스에 내일 새벽에 부검영장이 나올지 모른다는 뉴스가 나왔다”라며 “부검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많은 분들이 어제부터 밤샘을 했는데 오늘 밤에 함께해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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