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유 제도 없어지면 농사 끝장”

  • 입력 2007.02.01 00:00
  • 기자명 경남 진주시, 박갑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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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남 진주에서 비닐 하우스에 고추 농사를 지은 지 9년째가 되었다. 하우스 농사를 하는 농민들은 지금 정말 어려운 지경에 처해 있다. 가만히 앉아서 예년보다 몇 배나 불어난 농자재비용을 감당해야 하는 상황이다.

 요즘처럼 연일 국제 석유가격이 올랐다는 뉴스를 들을 때마다 농민들의 가슴을 철렁 내려앉는다. 그런 영향에 따라 하우스 농사의 기본이 되는 비닐 값, 난방유 값은 쉬지 않고 오르기 때문이다.

 6∼7년 전에만 하더라도 면세유 기름가격이 ℓ당 250원정도 한 적이 있었다. 3천ℓ 경유 한차를 받으면, 70만∼80만원이면 되었다. 그런데, 그 가격이 계속 올라서 지금은 ℓ당 700원정도 하니까, 200만원 넘게 줘야 기름을 넣을 수 있다.

 이웃 농가를 보면, 보통 1천평 안팎으로 하우스를 짓고 있는데, 농가당 보통 5∼7차 정도의 난방유를 사용한다. 약 1천만∼1천5백만원이 사용되는 셈이다. 1천평 고추하우스의 일반적인 조수익이 4천만원 정도이니까, 기름값과 비닐값에만 약 절반정도의 비용이 지출되는 셈이다.

 농민에게 돌아오는 수익 2천만∼2천5백만원에서 인건비, 농약, 퇴비값 지불하고 나면, 얼마의 돈이 남겠는가 생각하면, 한숨만 나온다.

 설상가상으로 서너명의 농민들이 모이는 자리마다 ‘면세유 제도가 없어지면 농사는 끝장이’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난방유 비용으로 2천만∼3천만원이 나가는데, 어떻게 농사가 되겠는가?

 쌀, 과일 농사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그나마 농가 소득을 올릴 수 있는 방책이 하우스 농사라고 정부가 시설자금까지 줘서 농사를 짓고 있는데, 면세유를 없애면 농민들을 죽으라는 말인가?

 국회의원, 정치하는 분들이 이런 농민들의 근심걱정을 좀 알아주길 바란다. 농민단체들은 면세유 문제에 대한 확답을 받도록 강력하게 정책건의를 해주길 바란다.

 연말이 다가오고 있다. 각종 농협 대출금을 상환해야 하는 연말이다. 농민들에게 올해 연말은 면세유 걱정에 더욱 춥고, 힘겨운 연말이 되지 않을까 걱정이 된다.

〈경남 진주시, 박갑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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